▲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대망론’에 대해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뉴시스/제주도청>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내년 1월1일이 되면 한국 사람이 되니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결심하고, 필요하면 여러분에게 조언을 구할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대망론’에 대해 불을 지폈다.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다.

반기문 총장은 “솔직히 말하면, 제가 어떤 대통령을 한다 이런 것은 예전에 생각해 본 일도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중학교 때부터 꿈을 꿨다는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유엔 사무총장이 된 1기 때부터 그런(대망론) 얘기가 많았고, 2기 때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실제 반기문 총장은 자신의 대망론에 대해 거부감은 없었다. 그는 “제가 그런(대선 출마) 말을 안했는데 자생적으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지는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에 자부심을 느꼈다.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것(사무총장)을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아직 생각을 안했고, 가족 간에도 얘기가 좀 달라 지금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반기문 총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당장은 지지자들의 열띤 응원이 부담이다. 반기문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신문을 봤는데 도와주겠다, 선거운동을 해주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국제사회에 이게 너무 커지니까 제 입장이 좀 난처해지는 수가 많다”면서 “혹시 제가 초심을 버리고 다른데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냐, 저의 관심이 국내에 더 가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기문 총장은 “저는 어디까지나 유엔 사무총장”이라면서 “제가 돌아오면 국민으로서의 역할은 더 생각해보겠지만, 지금 현재는 제가 맡은 소명을 성공적으로 맡아 여러분들에게 성공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게 바람직스럽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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