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그룹 오너일가 4세들이 10대에 불과한 나이에 수백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GS그룹 오너일가가 또 다시 ‘금수저 논란’에 휩싸였다. 10대에 불과한 ‘재벌 4세’ 자녀가 15억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증여세 회피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과 함께 국민 정서를 외면한 행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440억 주식 보유한 ‘16살’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 허모(16) 군은 지난 10일 GS 주식 3만주를 장내매수 했다. 허용수 부사장의 아버지이자 허군에겐 할아버지인 허완구 승산 회장이 GS주식 3만주를 장내매도한 날이다. 장내거래를 통해 할아버지의 주식 3만주가 손자에게 넘어갔다.

거래가 이뤄진 당일, GS 주식은 5만2900원에서 시작해 5만34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최고가는 5만3700원, 최저가는 5만2200원이었다. 장중 최저가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허군이 GS 주식 3만주를 매수하기 위해 투입한 자금은 최소 15억6600만원이다.

이날 주식 매수로 허군이 보유한 GS 주식은 80만5341주에서 83만5341주가 됐다. 지분율은 0.88%이며, 이를 지난 30일 종가(5만27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440억2247만원이다. 허군은 이미 이전에도 ‘어린이 주식부호’ 순위 1위를 차지해 주목받았다.

허군의 동생이자 허용수 부사장의 차남인 또 다른 허군(13) 역시 GS 주식 33만1000주를 보유 중이다. 174억4370만원에 해당한다. 두 형제는 할아버지 회사이자 고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승산 지분도 각각 5.68%, 4.40% 갖고 있다.

▲ GS그룹 오너일가 4세 미성년자 주식부호 현황. <시사위크>
◇ 청년 돕는 GS그룹, 금수저 키우는 오너일가

이는 단순히 허용수 부사장만 해당된 게 아니다. GS그룹 오너일가 전반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딸 허모(17) 양은 GS 주식 19만5916주(0.21%, 약 100억원)와 GS건설 주식 8만2941주(0.12%, 약 23억원)를 보유 중이다. 상장되지 않은 GS그룹 계열사 곳곳에서도 허양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엔씨타스 지분 21.92%, 위너셋 지분 4.97% 등이다. 이들 두 회사는 내부거래 지적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1999년생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 역시 GS 주식 11만4751주를 갖고 있다. 미성년자는 아니지만, 이제 갓 20대 초반에 불과한 4세들의 주식 보유도 상당하다.

GS그룹 4세들은 대부분 10대가 되기 전부터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이들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지만 주식을 매수하는데 투입된 자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했는지는 의문이다.

증여세를 피하거나 줄이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녀에게 비상장사 주식을 보유하도록 한 뒤, 일감 몰아주기 등을 동원해 해당 회사를 키우고, 상장 혹은 합병시키는 과정은 이미 재계에서 수차례 드러난 바 있는 ‘승계 수법’ 중 하나다.

무엇보다도 국민 정서에 반한다. 2000년대에 태어나 10대에 불과한 ‘아이들’이 수백억대의 주식을 보유 중이라는 사실은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요즘 세간에서 많이 회자되는 ‘금수저 흙수저 논란’을 부추길만한 일이다.

GS그룹은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엔 정부에서 추진한 ‘청년희망펀드’에 50억원을 기부했고, 올해는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채용 규모를 5%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GS그룹 오너일가의 ‘금수저 사랑’은 정반대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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