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S의 사업분할 소식에 이재용 부회장이 지배구조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SDS의 사업분할 소식에재계가 뜨겁다. 아직 분할을 고려하는 단계로 타 회사와 합병은 검토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구조 강화와 밀접한 기업이라서 삼성물산·삼성전자와의 합병도 이상할 게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 순환출자 이슈가 남아있어 이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주목된다.

최근 증권가 및 업계에서 삼성그룹이 삼성SDS를 물류와 IT로 양분해 각각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에 흡수합병시킬 것이란 말이 나돌자 거래소는 3일 삼성SDS에 확인요청을 했다.

삼성SDS는 공시를 통해 “물류아웃소싱(BPO)사업부문과 정보기술(IT)서비스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타 계열사와의 합병은 검토 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SDS의 사업부 분할 검토를 주변계열사로의 편입 바로 전 단계로 여기고 있다. 삼성SDS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 굳이 왜 분할을 검토하겠냐는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삼성SDS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51% 하락한 1245억원에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45.89% 상승한 1360억원을 기록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멀쩡한 사업장을 아무런 이유 없이 분할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이재용 부회장, 어느 지분 선택할까

우선 업계는 삼성SDS의 분할이 이뤄지면, 삼성물산이 물류 부문을 인수합병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해외물류 업무와 삼성SDS의 물류 중개 업무가 합쳐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사업은 IT서비스 부문인데, 삼성전자로 인수·합병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강화 방향이다. 현재 삼성SDS의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 및 친인척이 17%, 삼성전자 22.58%, 삼성물산이 17.08%를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와 그룹사의 지분이 많아서 삼성SDS를 어느 쪽으로 합병시켜도 중복적으로 지분 강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순환출자금지 제도가 걸림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 고리 내 존속법인과 고리 밖 소멸법인이 합병하는 경우 ▲새로운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거나 ▲순환출자고리가 강화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5개의 순환출자 고리와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두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 중이다. 삼성SDS가 삼성전자에 합병된다면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이 늘어 순환출자 고리 강화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삼성SDS의 지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삼성물산이 삼성SDS를 합병하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중 지분을 강화할 곳을 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보다 삼성물산의 지분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삼성전자의 지분 확대가 최우선이지만,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합병으로 실익을 얻기엔 삼성SDS의 가치가 너무 떨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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