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확보하게 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소관 분야가 넓고 현안이 많은 교문위와 산자위는 관련 예산이 풍부한 편이어서 ‘알짜 상임위’로 통한다.

무엇보다 호남 지역을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소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이 교문위를 맡게 되면서 열악한 지역 문화 환경을 향상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곧 공포를 앞두고 있는 ‘문화기본법’과 함께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가 20대 국회의 주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19대 국회처럼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 굵직한 정쟁 이슈에 밀려 문화관련 논의가 소외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기업 유치나 개발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산자위 역시 호남의 현안과 직결돼있다.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주요 현안사업과 전남·전북의 낙후된 지역 SOC 등을 이끄는 데 산자위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 특히 민생과 밀접한 현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제3당 존재감도 부각시킬 수 있다.

38석을 가진 원내3당 국민의당이 이런 ‘쏠쏠한’ 소득을 올린 데에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사이를 중재하며 자당의 소기 목적도 달성했다는 후문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노련하게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사이를 조율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더민주에 양보하겠다’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제안을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흘리면서 상임위원장 협상도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운영위원장을 둘러싸고 양당 간 갈등이 있자 “운영위는 청와대를 관할하기 때문에 정부여당에게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며 우상호 원내대표를 설득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일찌감치 국회의장직에서 손을 떼고도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기싸움 사이에서 밀리지 않았다. 국회의장 후보군을 두고 자율 투표로 선출하자는 이른바 ‘안철수 제안’을 두고 야권 공조가 이뤄지면서 새누리당의 의장직 양보를 이끌어냈다는 게 다수의 분석이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자 이후 20대 국회 원 구성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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