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에겐 별명이 많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불린다. 1996년 15대 총선 출마로 정치계에 입문한 이후 꾸준히 경제정책과 세법을 다뤄왔다.

‘메뚜기’는 김성식 정책위의장의 또 다른 별명이다. 방송인 유재석을 닮아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지난달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단의 청와대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김 정책위의장에게 “유재석 씨와 비슷하게 생기셨나요?”라고 물은 뒤 “유재석 씨가 진행을 매끄럽게 잘하고 인기가 좋은데, 정책을 끌어가는 것도 매끄럽게 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하기도 했다.

그가 ‘메뚜기’라고 불리는 이유는 더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15대 총선에선 통합민주당 후보로, 17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후보로, 이번 20대 총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18대 한나라당 초선의원 시절 당의 쇄신을 부르짖다 탈당했다. 이리저리 당적을 옮겨 뛰어다니는 그를 두고 정치권에선 ‘메뚜기’라 부른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관심사는 한결같다. 바로 경제다. 18대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았다. 각종 경제정책과 세법은 김 정책위의장의 전문분야였다. 그가 당시 기재위에서 펴낸 경제정책에 대한 의정보고서를 두고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정부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자료”라 평했다.

현재는 정책위의장으로서 국민의당의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정책위의장은 ‘원내 2인자’로 당 정책을 조율하고 확정하는 역할을 한다. 당선 직후 “선수를 쌓는 데 의지는 없다. 경제 틀을 바꾸고 국회 틀을 바꾸는 게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던 김 정책위의장은 20대 국회 상임위 역시 기재위를 희망했다. 최근에는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적 경제연구모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어젠다 2050’에 유승민 의원과 함께 몸을 담았다.

아는 게 너무 많아서일까. 김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나 최고위원회의에서 각종 법률조항이나 전문용어, 구체적인 수치를 자주 언급한다.

“삼성그룹 소프트웨어 SDS가 지난 7일 물류산업분할을 공시했다. 2015년 물류부문 매출액은 2조 6천억원 총매출액의 33%…” “공공기관 이전사업은 당초 2012년까지 107개 기관이 기능군별로 집단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었으나, 2015년 말 기준 83.2%인 89개 기관만이 이전하고 16.8%인 18개 기관은 이전이 안 된 상태…”

김 정책위의장의 발언 중 일부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발언을 전부 받아 적어야 하는 기자들로서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그의 말하는 속도를 따라가기 바빠 수치를 놓치기 일쑤다. 회의가 끝나면 서로 “김성식 의장 발언 다 적었어요?”라고 기자들끼리 묻기도 한다.

며칠 전,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오던 김 정책위의장은 미리 앉아있던 기자들에게 일일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기자들의 고충을 알고 있는 것일까. 묻고 싶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