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김부겸 의원.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두 잠룡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이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PK(부산·경남)지역이 희망하는 ‘가덕도’ 유치를, 김부겸 의원은 TK(대구·경북)지역이 희망하는 ‘밀양’ 유치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표는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객관적인 기준에 따르면 (신공항 입지는) 부산 시민의 바람과 같을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문 전 대표가 신공항 후보지로 가덕도를 지지한 것과 다름없다.

이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 관련 문 전 대표의 행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 때 부산 지역구 후보자 지원유세를 통해 “부산에서 (더민주) 의원 5명만 뽑아주면 신공항 착공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도 ‘가덕도 신공항 유치’ 공약을 내세운 전례가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발언에 대해 김부겸 의원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 9일 김 의원은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인들이 공항 문제에 개입해 정치 쟁점화시키는 것은 갈등만 더욱 증폭시킬 뿐”이라며 문 전 대표의 가덕도 신공항 유치 지지 발언을 반박했다. 김 의원의 고향은 경북 상주고 지역구는 대구 수성갑이다. TK지역이 희망하는 ‘밀양’ 신공항 유치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를 놓고 정계의 해석은 다양하다. 그중 문 전 대표와 김 의원이 각자의 지역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가뜩이나 두 사람은 더민주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당내 경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지지기반 다지기의 일환으로 이같은 행보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두 사람의 신공항 유치 이견차는 대선 경쟁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민주 차기 대권주자 중 영남권을 지지기반으로 둔 문 전 대표와 김 의원이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대동경제론’을 외치며 대권 행보 시동을 켠 박원순 서울시장의 고향 역시 경남 창녕이다. 

따라서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이슈는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의 대선경선까지 그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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