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복당에 대한 관점으로 분류한 새누리당 내 친박계 강경파 의원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유승민 의원의 복당으로 새누리당이 또 시끄럽다. 친박계의 ‘혐유’ 정서가 그대로 드러났다. 다만 각종 현안이나 비박과의 대립에서 단일대오를 형성한 것과 달리, 이번 유승민 의원의 복당에는 친박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강박(강경한 친박)과 온박(온건한 친박)이 분화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분류기준은 ‘유승민 복당’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른바 강박계 의원들은 비대위의 일괄복당 결정은 분명히 잘못된 표결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정진적 원내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미 절차상 확정돼 번복이 어렵다면, 사과와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입장표명이라도 받아야겠다는 게 이들의 태도다. 여기에는 차기 전당대회와 관련, 유 의원 중심이 된 비박계 결집에 힘을 빼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대표적인 강박으로는 3선의 조원진 의원을 중심으로 김태흠 의원, 이장우 의원, 박대출 의원, 이우현 의원, 김진태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이 꼽힌다. 이들은 앞서 17일 회동을 가졌고, 20일에는 친박계 의원들을 대대적으로 소집하기도 했다. 집단행동을 통해 위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홍문종 의원은 직접참석은 안했으나 이번 복당결정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강박 중 한명으로 꼽힌다. 최근 정치현안에 대해 극도로 말을 꺼리고 있는 최경환 의원 역시 잠재적인 강박으로 분류된다.

정치권에서는 친박계 내부에서 이처럼 강경한 의원들은 20명 내외로 집계하고 있다. 이날 회동을 앞두고 이장우 의원은 “30~40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참석자는 20명을 약간 상회했다. 김용태 혁신위원장 인선에 반발해 연판장에 서명했던 20명의 의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일부 의원들은 회의 도중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 의원이 70~80명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경파는 소수인 셈이다.

이를 두고 ‘원조친박’ 한선교 의원은 “요즘 얘기하는 친박 핵심들께서는 저를 별로 친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주 강한 친박 성향의 의원들이 뉴스에 나오는 데 몇 분 안 된다.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시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강경한 의사를 가지고 있는 친박계 인사는 몇 명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친박계 의원들은 이번 복당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견수렴 과정이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른바 온박(온건한 친박)이다. 이들은 아쉽지만 표결이 이뤄진 만큼, 지도부의 결정을 존중해 미래지향적으로 보자는 입장이다.

친박계 맏형으로 통하는 서청원 의원이 대표적이다. 물론 여기에는 유 의원과의 친분도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2014년 전당대회 당시, 유 의원은 비박계 김무성 의원 대신 서청원 의원을 지원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원조친박으로 불리는 한선교 의원도 온건파로 분류됐고, 최근 당대표 도전을 예고한 이정현 의원 역시 통합의 관점에서 일괄복당 결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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