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건물.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대우건설 차기 사장 재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누가 낙점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는 하마평만 난무할 뿐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게 없은 상황이다.

◇ 흑자기업 만든 박영식 사장 발목 잡는 ‘아킬레스 건’

대우건설에 따르면 8일 신임 사장 후보 재공모 기간이 만료됐다. 본래 지난 1일을 ‘데드라인’으로 걸었던 대우건설은 “지원자들의 준비기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를 들어 일주일 유예기간을 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예정대로 8일 오전 12시를 기점으로 신임 사장 후보 재공모 기간이 만료됐다”며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다음 달 최종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임 사장 후보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들에 대해서는 “사장 선정에 관한 모든 권한은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가 쥐고 있어 대외 공개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0여명 안팎의 후보가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어디까지나 ‘설’일 뿐 정확한 숫자는 알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지금까지 업계에 알려진 얘기를 토대로 보면, 후보는 크게 3개 군으로 나뉠 수 있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대우건설 내부 인사와 대우건설 출신의 외부 인사, 그리고 산업은행 인물이 그들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50.75%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먼저 대우건설 현직 후보군에서는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전략기획실 전무가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모두 30년 넘게 대우건설 외길을 걸어온 정통 ‘대우건설 맨’이다. 지금까지 대우건설은 내부 출신을 사장으로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두 사람 모두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한켠에선 박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회사 안팎으로 인정받은 경영 능력이 그 이유다. 박 사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회사를 적자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또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 수주 가뭄에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주를 따낸 것도 박 사장 실적 중 하나다.

박 사장에게도 약점은 있다.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대우건설의 주가는 박 사장 최대의 ‘아킬레스 건’이다. 산업은행은 박 사장에게 주가 회복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대우건설 주가는 공모가 마감된 8일 현재도 6000원선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당초 산업은행이 주문했던 1만5000원의 3분의 1수준이다.

▲ 대우건설 차기 사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 조현익 동부 CNI 재무담당 사장(왼쪽부터).

◇ 노조 “낙하산 사장은 정치권 잇속 챙기기”

‘대우DNA’를 가진 외부 인사들도 다수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동호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을 비롯해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과 정재영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이근포 전 한화건설 사장, 김동현 대명건설 사장, 김선구 전 이테크건설 사장도 차기 사장에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중 대우건설 신임 사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원일우 전 사장이다. 최근 원 전 사장은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두고 갑작스레 금호산업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사장 후보 지원을 위한 수순”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인사가 내려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전 대우건설 수석부사장 출신인 조현익 동부CNI 재무담당 사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실제 조 사장이 차기 사장으로 내정 될 경우 노조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낙하산 사장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낙하산 인사를 사장으로 내정한다면 대우건설 기업 가치 제고는 고사하고 정치권의 잇속 챙기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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