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매직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된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동양매직이 M&A 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매각된 지 2년 만에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인수전 열기는 2014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인수전 초반부터 후끈 달라 올랐던 2년 전과는 달리, 시장 반응은 조용하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주요 기업들이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벌써부터 ‘흥행 부진’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의 최대주주인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은 최근 경영권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 동양매직의 지분 100%를 인수한 지 2년 만이다.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부터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국내외 기업 및 사모투자펀드에 투자안내서 발송을 시작했다. 매각주관사 측은 이달 중으로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후 오는 9월 본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2년만에 다시 매물로… 인수 후보들 '난색'

동양매직은 가스레인지,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의 가전제품을 제조ㆍ판매하고 렌털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낸 동양매직은 가스레인지와 정수기 렌탈 시장 분야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3903억원, 영업이익 383억원, 순이익 176억원의 실적을 냈다. 

이에 시장에선 2014년 당시 인수금액(3150억원)을 웃도는 매각가가 매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 5000~6000억원대의 가격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알짜매물’임에도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주요 기업들이 참여 가능성에 손사레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인수 후보로는 현대백화점그룹과 교원그룹, 쿠쿠전자, CJ그룹,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백화점과 교원그룹, 쿠쿠전자 등은 2014년 인수전에도 출사표를 던졌던 기업이다. 시장에선 이들 기업의 재도전 가능성을 점쳐보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교원그룹은 “인수 참여 가능성은 없다”며 딱 잘라 말했다.

◇ 매각 흥행 가능성 ‘불투명’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내부적으로 동양매직 인수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그룹 관계자 역시 “인수 참여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다.

쿠쿠전자 측도 참여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선 참여 여부를 말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CJ그룹의 경우, 총수 부재로 주요 투자 결정이 미뤄지고 있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인수 초기부터 열기가 뜨거웠던 2년 전과는 비교된다. 2014년 당시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찍 감치 인수 참여 가능성을 나타내며 인수전을 달궜던 바 있다. 당시 예비 입찰에는 현대백화점그룹과 교원그룹, 귀뚜라미, 쿠쿠전자, 한앤컴퍼니 등 10곳이 넘는 기업과 컨소시엄이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흥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뚜렷한 인수 후보들이 부재한데다 하반기 M&A 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경쟁력을 과시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수기업계 1위 업체인 코웨이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 틈바구니 안에서 동양매직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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