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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에게-사드배치 정국서 생각하는 환골탈태
H에게-사드배치 정국서 생각하는 환골탈태
  • 시사위크
  • 승인 2016.07.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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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김재필(미 델라웨어대학 사회학 박사)
[시사위크] 며칠 전 국무총리란 분이 미군의 사드(THAAD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할 경상북도 성주를 방문했다가 결사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에게 물병과 날달걀 세례를 받았다는 뉴스를 들었네. 그때 생각난 시가 유안진 시인의 <계란을 생각하며>일세. “밤중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 있다// 남이 나를 헤아리면 비판이 되지만/ 내가 나를 헤아리면 성찰이 되지// 남이 터트려 주면 프라이감이 되지만/ 나 스스로 터트리면 병아리가 되지// 환골탈태(換骨奪胎)란 그런 거겠지.”

원래 환골탈태(換骨奪胎)란 앞서 살다 간 선배 시인의 시구를 가져다가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걸 의미한다고 하는군. 물론 그런 행위가 단순 모방이나 표절이 되지 않으려면 선배 시인의 인간됨과 시에 관해 많이 연구하고, 그 시구를 자기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시켜야 하겠지. 그래야 자기의 시가 되는 거니까. 이처럼 환골탈태는 그 주체가 무엇이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말할 때 쓰는 사자성어일세. 그래서 사람의 몸이나 얼굴, 또는 사람 됨됨이 자체 등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게 바뀌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환골탈태했다라고 말하네.
 
이번 사드 배치 소식을 들으면서 나는 정부의 일방적인 배치 결정을 우리 국민들이 진정한 시민으로 다시 태어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네. 지금까지 수동적으로만 살아왔던 국민들이 저 시인처럼 밤중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스스로를 헤아리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 많은 사람들이 국가나 권력자들의 프라이감이 되지 않고 스스로 병아리로 깨어나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만 한다는 말일세. 그러기 위해서는 문자 그대로 환골탈태하는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네.
 
60살을 넘긴 친구들을 보면, 누구나 나이 들면서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보수화되는 것 같네. 이는 물론 우리들이 살면서 직접 겪은 경험들만을 진리로 믿거나, 우리들이 평생 애써 모은 재산이나 지식만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지. 하지만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네.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고정불변의 절대 진리로 여기는 순간부터 그것들은 자신에게 득보다는 독이 되기 시작하지. 자신이 겪은 과거의 경험이란 것도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경험일 수 없는 것이네. 그래서 누구나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스스로를 성찰하는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걸세. 그것만이 고리타분한 노인으로 늙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야.
 
밤중에 일어나 멍하니 앉아라는 시구를 보니 나라 걱정 때문에 잠을 자지 못 한다는 대통령 말이 떠오르는군. 그 분은 잠을 이루지 못한 밤에 무슨 생각을 할까?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이유를 알고 있을까? 그게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의 잘못된 판단이나 무능력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은 있을까? 지난 목요일에 있었던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그분이 한 말을 보면 아직 자기 성찰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네.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집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 최고책임자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고, 앞으로도 국민들을 지켜내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최선을 다해 지켜낼 것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이 말하는 의로운 일은 뭘까? ‘소신과 고집붙통의 차이는 뭘까? 일찍이 마르크스는 1789년에 있었던 대혁명 후의 프랑스 정치 상황을 기술한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이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네. “헤겔의 말대로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1799년에 쿠데타로 집권해 황제에 오른 것을 비극으로, 나폴레옹의 조카 루이 보나파르트가 삼촌처럼 1851년에 쿠데타로 즉위한 것을 코미디로 간주했지. 역사는 시공을 초월해서 반복되나 보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처지가 19세기말의 조선처럼 위태롭게 보이는데,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불순세력으로 몰면서 역정만 내고 있으니대통령 본인이나 이 나라의 운명이 희극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국민 모두의 환골탈태가 필요한 시기일세.
 
마지막으로, 조선 중기 문장가인 조경(趙絅)의 말을 들려주고 싶네. “흥성하는 나라는 간언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고, 쇠퇴하는 나라는 간언하는 사람을 싫어하며, 망하는 나라는 간언하는 사람을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