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예상대로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조치나 언급은 없었다. 사드배치와 관련해서도 “북한 핵을 막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는 입장에서 변화는 없었다. 대신 성주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을 만나 소통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저도 가슴 시릴 만큼 아프게 부모님을 잃었다”는 감성적 호소도 함께였다.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면 대한민국 어느 지역도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워진다. 사드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달린 문제로 바뀔 수도 없는 문제”라고 못 박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불거지는 사드철회 요구에 분명하게 반대의 뜻을 보인 것이다.

국내 문제에 관해서는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멈추지 않고 있어서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라며 “입증된  과학적인 근거보다 각종 괴담과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안보의 근간마저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어서 걱정”이라고도 말했다.

◇ “민심 청취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직접소통 방점

다만 사드배치에 반발하는 여론을 달래기 위해 ‘직접소통’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 전과 다른 점이다. 박 대통령은 “사드배치를 비롯해 여러 지역 현안들에 대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대표인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나겠다”고 말했다. 방식은 해당지역 정치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저도 가슴 시릴 만큼 아프게 부모님을 잃었다”며 “만약 사드 배치로 지역 주민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었다면 저는 결코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박근혜 대통령 발언 경청하는 우병우 민정수석 <뉴시스>
정국운영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으나, 민심행보를 통해 국정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게 읽혔다. 이에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과의 소통이 끝나면, 성주군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방안까지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의제 역시 사드에 한정하지 않고 영남권 신공항 등 현안문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TK지역 민심이반을 불러온 현안 전반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당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박 대통령의 마지막 방패막이는 TK지역 지지율’

한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방패막이는 TK지지율”이라며 “새누리당 당권주자들이 과거보다는 강도가 약하지만 여전히 박근혜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고, 대통령 탈당을 주장하는 후보는 없다. 이는 굳건한 지지율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1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전충청(37.7%)과 대구경북(35.9%)에서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정권말기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물론 최근 사드배치와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으로 텃밭에서의 하락세가 이어진 것은 사실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직접소통’ 카드를 꺼낸 것도 텃밭 지지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견해다. <리얼미터 7/25~7/28 2530명 조사. 유무선 전화면접 ARS. 응답률 8.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9%p>

반면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거취나 개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과거 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마친 이후 중소규모의 개각 등을 해왔다는 점에 주목해 정치권에서는 인사교체도 예상했다. 그러나 우병우 수석 교체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 인선을 승인하면서 예상은 사실상 빗나갔다. 차후 개각이나 수석비서관 물갈이가 있더라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