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로 업황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수익성 둔화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모바일 쇼핑 부문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력인 TV홈쇼핑의 역성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재승인 심사를 준비해야 하는 숙제까지 풀어야할 일이 많다.

GS홈쇼핑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668억3700만원, 영업이익 263억5500만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0.8%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4% 증가했다. 2분기 취급액은 8920억원으로 전년보다 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06억원으로 0.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GS홈쇼핑은 지난해 2분기 ‘가짜 백수오’ 환불 비용으로 38억원을 지출한 바 있다.

◇ 2분기 실적 부진… 하반기도 ‘먹구름’ 전망

사업부문별로 보면 모바일을 제외하고 모두 부진했다. 2분기 모바일쇼핑 취급액은 22.5% 늘어난 3123억원을 기록했지만 주력인 TV부문 실적은 쪼그라들었다. TV부문 취급액은 4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인터넷부문 취급액도 13.6% 감소한 997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3일 키움증권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대로 부진했다”며 3분기에도 구조적인 성장률 둔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소비경기 회복 가능성이 적고, 구조적으로 채널 간 경쟁이 심화돼 TV 채널 취급고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업체 대비 상품믹스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GS홈쇼핑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GS홈쇼핑은 2014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2014년 영업이익이 10.7% 감소한데 이어 작년에는 23% 가까이 줄었다.

허태수 부회장은 모바일 부문 키우기와 해외 진출 확대로 활로를 모색 중이지만 업황 악화 탓에 전체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GS홈쇼핑은 현재 태국과 베트남 등 해외 8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 내년 재승인 심사… 통과 기준 강화될 듯

걱정거리는 또 있다. 내년 사업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어서다. 롯데홈쇼핑은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제출한 혐의로 ‘6개월 프라임 타임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사업 심사 과정에서 관계 부처 공무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업계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정부는 롯데홈쇼핑 사건을 계기로 홈쇼핑 업체에 대한 규제와 재승인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심각한 비리가 적발될 시 재승인을 허가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심사를 앞둔 GS홈쇼핑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올 하반기 수익 개선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심사 준비 작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수 부진과 소비 패턴 변화, 경쟁 심화로 시장 환경이 안 좋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소비 흐름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좀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내년 재승인 심사에 대해선 “심사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부터 철저히 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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