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째 '서희스타힐스'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한고은(왼쪽)과 최근 대방건설과 3년 전속계약을 맺은 배우 한효주.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건설 업계 트렌드로 스타 마케팅이 뜨고 있다. 자금 사정이 넉넉해진 건설사들이 고급화 전략 차원에서 톱스타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한고은 부터 한효주까지 화장품 광고에나 어울릴 법한 여배우들이 아파트 전도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 톱스타 기용 트렌드 ‘대형건설사→중견건설사’

제품을 홍보하는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는 유명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일이다. 한때 아파트도 그랬다. 아파트 모델은 톱스타의 전유물인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브랜드 아파트 시대가 열리면서 스타들의 주가도 수직상승했다. 고급스런 이미지를 씌우고자 건설사들은 앞다퉈 톱스타를 모델로 발탁했다.

하지만 어느샌가 아파트 광고에서 스타들이 자취를 감췄다. 소기의 성과를 거둔 건설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홍보에 연예인 기용을 피했다. 시장 상황도 한 몫 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건설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예전 같지 않게 됐다.

최근들어 아파트 광고에 스타들이 돌아오고 있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대형건설사에서 중견건설사로 광고주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고급스런 이미지의 여배우를 선호하는 옛 취향은 여전히 그대로다.

중견건설사 가운데 스타 모델을 가장 적극 활용하는 기업은 서희건설이다. 2011년 10월 여배우 한고은과 맺은 인연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한고은 하면 서희스타힐스’를 떠올릴 정도로 스타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서구적인 마스크와 174㎝ 큰 키에서 우러나오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가 서희스타힐스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40대 여배우의 원숙미가 더해지면서 아파트 선택권을 쥔 주부들을 ‘취향저격’하고 있다.

요즘 아파트 광고에서 새롭게 눈에 띄는 스타는 배우 한효주다. 웹툰 속 가상 세계를 다룬 MBC의 인기드라마 ‘W’에서 초짜 여의사 오연주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한효주는 지난 2월 대방건설의 새 얼굴이 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계약 조건이 화제를 모았다. 보통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관행을 깨고 대방건설은 한효주와 3년 전속계약을 맺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청순하고 고급스런 한효주의 이미지가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했다”면서 “잦은 모델 교체로 고객들에게 혼란을 주기보다는 확신이 간 한 모델과 오래 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중견건설 업계에서 대방건설은 신흥 강자로 불린다. 1991년 설립된 이 회사는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분양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다. 201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08위에 머물렀으나, 6년이 지난 현재 30위에 오를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대방건설은 KBS2의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활약했던 에바 포비엘을 광고 모델로 썼다.

◇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 여배우 선호

문영종합개발도 여배우 발탁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건설사다. 문영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 구역인 강서구 마곡 지구의 복합상가 퀸즈파크나인의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 배우 김남주를 선택했다.

경남 진주를 대표하는 건설업체 흥한주택종합건설은 지난해 파이터 추성훈의 부인인 모델 야노시호와 딸 추사랑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처음으로 ‘추블리’ 모녀가 동시에 광고 모델로 나서면서 화제를 모았다.

1986년 설립돼 주택, 건축, 토목 등 사업 분야에서 중견건설사로 성장한 두진건설은 배우 왕빛나를, 경남 창원시가 연고지인 라온건설은 가수 이문세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광고를 방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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