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쥬씨 서강대점 앞에서 알바노조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알바노조 SNS 캡처>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저가 생과일 주스 시장의 선두주자 ‘쥬씨’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 쥬씨는 올해 여름 초입부터 냉동과일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허위용량 과장광고 논란에 휘말렸다. 불과 한 달 후에는 식품첨가물 MSG를 쥬스에 섞은 정황이 드러났다. 최근에는 알바생 외모 공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공개 사과 ‘세 줄’… 위기관리능력 ‘도마’

쥬씨는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을 앞세워 20~30대 대학생 및 회사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가장 큰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미디움 사이즈부터 시작하는 음료의 가격이 1000원부터 3000원대로 형성돼 있다. ‘최고의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며 급성장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매장 500개를 돌파했다.

급속한 외형 확장 탓일까. 올해 들어 기업 내외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쥬씨는 카운터 알바생 공고에서 ‘외모 자신 있는 분만 지원하라’는 문구로 물의를 빚었다. 해당 공고를 낸 서강대점 점주는 25일 사과문을 올렸지만 비난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알바노조 관계자들이 해당 매장을 직접 찾아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쥬씨의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초기 대응에도 실패했다. 쥬씨 서강대점 점주는 사과문에서 “제가 컴퓨터를 잘 못해 알바생에게 구인 공고 등록을 부탁했다”며 “체크하고 내보냈어야 하는데 예상을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책임을 알바생에게 떠넘기려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프랜차이즈 구인 공고가 알바생 선에서 처리할 일이냐”며 “결국 몰랐다는 식으로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쥬씨는 홈페이지에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막상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에서 관련 내용은 세 줄에 불과했다. “문제가 발생된 매장에 대한 처리를 엄중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매장 관리에 소홀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문제의 구인 공고는 앞서 모델 카페에 시급 3000원 더 높은 금액(7000원→1만원)으로 올라간 바 있다. 쥬씨 측은 “모델은 전문직이기 때문에 시급을 달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알바노조 관계자는 “하는 일이 다르지 않은데 임금 차이를 두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 프랜차이즈 사업 1년… 내부관리 ‘관건’

▲ 6월 쥬씨가 '1L 쥬스' 허위 용량광고 논란에 'XL'로 표기를 변경했다.<쥬씨 제공>
올해 쥬씨는 유독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 서 있었다.

6월엔 쥬씨의 냉동과일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쥬씨는 뒤늦게 딸기, 망고 등 일부 냉동 과일을 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표기했다. 그러나 그간 쥬씨가 ‘국내 최고 생과일주스 브랜드’를 전면에 내걸고 100% 생과일 쥬스를 표방해오던 터라 이미지 타격은 컸다.

당시 ‘1L 허위 용량 표기’ 사실이 함께 밝혀지며 소비자 불신은 극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 결과 쥬씨가 ‘1L 생과일주스’라고 소개한 제품의 실제 용량은 100~400ml나 적었다. 식품위생법상 허용 오차 기준을 10배나 초과한 수준이다.

한 달 만인 7월 19일에는 음료에 인공조미료 MSG(Monosodium Glutamate)를 첨가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단맛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첨가물 ‘쥬씨믹스’에 소량의 MSG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연이은 위기를 겪으면서 쥬씨의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MSG 논란 때 쥬씨는 검사규격서를 수정해 첨가 사실을 부정하다가 이후 공식문을 통해 사실을 인정했다. 또 1L 과장광고는 이미 본사가 작년부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신규매장에만 수정된 문구로 판매하고 있다가 소비자연맹에서 지적하자 본격수정에 나서기도 했다.

1L 표기법 논란에 장난식의 사과문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당시 윤석제 쥬씨 대표의 이름으로 올라간 글에는 ‘사과 받아주십사 사과주스 출시’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사과를 빙자한 제품 홍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당시 쥬씨는 “해당 디자인은 내부 검토 과정에서 폐기된 것인데 잘못 유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쥬씨는 1년새 매장이 500개로 급팽창 했지만 고속성장에 따른 문제점이 계속되고 있다. 쥬씨 관계자는 “아직 1년밖에 안 된 기업이라 점주분들에 대한 CS교육은 창업 당시 1번만 한다”며 “고용법 등에 관한 교육을 하는데 논란이 된 남녀고용평등법 등에 관한 부분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교육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쥬씨가 외형 확장에 치중하면서 가맹점 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쥬씨 윤석제 대표는 2010년 경희대에서 처음 쥬씨 1호점을 론칭했다. 5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작년 5월 가맹점 사업을 시작했다. 계속 성장하기 위해선 내부 시스템과 조직력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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