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직 정비와 함께 내년 대선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불평등, 청년실업 문제 등에 대한 해법찾기에 뛰어들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은 일정하면서도 꾸준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발생 이후 불거진 ‘메피아(서울메트로와 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으로 한때 지지율 폭락을 겪었으나 반등에 성공했다.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레이더P’ 의뢰로 실시한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여권 후보로 분류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고 3위(6.9%)를 기록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각각 19%, 10.5%의 지지율로 1, 2위를 지켰다. 주목할 점은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전 대표 간 지지율 격차가 3.6%p에 불과하다는 점이다.(*별첨)

◇ 팬클럽 창단, 싱크탱크 출범… 조직 정비 박차

오차범위 미만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박원순 시장은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오는 10일 창립식을 여는 ‘희망새물결(가칭)’이 사실상 그의 싱크탱크격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관여하는 단체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창립을 주도하고 있는 인사들 상당수가 박원순 시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내년 대선을 겨냥한 외곽조직으로 분류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조직을 맡고, 서왕진 전 서울시정책특보가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오성규 전 이사장은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전국 17개 시·도 대표자를 포함 노동·환경·교육·복지 등 부문별 대표자 등 50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이중 5~6명이 상임대표를 맡을 예정”이라면서 “여기서 열린 과실을 따 먹을지 말지는 박원순 시장의 몫”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원순 시장은 야권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팬클럽 모임을 가졌다. ‘원순 친구들 준비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창단에 돌입한 셈. 공교롭게도 창단 당일인 지난달 12일 박원순 시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주최 ‘한여름 밤의 정책 파티’ 강연자로 나서 ‘광주정신’과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역사 뒤에 숨지 않겠다”는 그의 각오가 여실히 전달됐다는 평가다. 사실상 대권 도전의 의지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실제 박원순 시장은 내년 대선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불평등과 청년실업 문제 등에 대한 해법찾기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난 4일 북미 순방길에 오른 그는 계획된 2016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회의, 샌프란시스코와 자매결연 40주년 기념행사 참석 외에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의 대담, 청년 일자리 창출 성공 사례로 꼽히는 태양의 서커스·국립서커스학교 등도 방문한다.

▲ 박원순 시장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계설정에 따라 그의 대항마 또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박원순 시장이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대권 도전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후다. 문재인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에 따라 그의 대항마 또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박원순 시장은 다른 대선주자들과 상대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단적인 예로, 문재인 전 대표가 계파 갈등 극복 방안으로 대선주자 협의체 ‘희망스크럼’을 제시했을 때 가장 먼저 수락한 사람이 바로 박원순 시장이다.

◇ 경선 흥행 불쏘시개 역할 전망… 차차기 노릴까

당시 박원순 시장은 “당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다”면서 “서울시장으로서 한계도 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 안팎에선 박원순 시장과 문재인 전 대표가 대권 구상에 대한 협의를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고, 차차기에 박원순 시장이 출마를 노리는 것으로 잠정 합의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박원순 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와 ‘세게’ 붙기보다는 경선 흥행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친문 지도부 구성으로 사실상 경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데다 시장직을 던질 경우 역풍이 우려되는 만큼 차차기를 위한 체급 키우기로 삼는 편이 이롭다는 현실적 고민도 반영됐다. 더민주 당헌·당규에 따라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도전할 수 있지만 선거운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박원순 시장은 “법정 임기를 성실히 채우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별첨) 이번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8월29일부터 9월2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화면접(15%), 스마트폰앱(39%), 무선(26%)·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임의전화걸기(RDD) 및 임의스마트폰알림(RDSP) 방법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 응답률은 전화면접 15.6%, 스마트폰앱 41.1%, 자동응답 5.9%로 전체 10.4%를 기록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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