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5년간 2200억원을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이 국민이 낸 보험료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5년간 2000억원 넘는 돈이 공단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동안 국민 건강보험 보장률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열심히 납부한 건강보험료가 공단 임직원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소식에 국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 임직원 ‘성과급’ ‘해외연수금’ 5년 간 고공행진

2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임직원 성과급으로 총 2200억원을 지출했다. 성과급 규모도 커졌다. 2011년 389억9000만원이던 성과급은 올해 557억4478만원으로 42.9%나 뛰었다.

해외연수도 부지런히 갔다. 직원 해외연수 명목으로 작년에만 7억5500만원을 지출했다. 2011년엔 3억9200만원이었다. 해외연수 비용이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해외연수를 2배 이상 보낼 만큼 임직원 수가 늘어난 것도 아니다. 공단의 임직원수는 2011년 1만2265명에서 올해 1만2940명으로 6년 동안 675명 증가했다.

보험공단은 2011년 흑자전환한 후 매년 4조원 가까운 흑자폭을 기록했다. ▲2012년 4조5757억원 ▲2013년 8조2203억원 ▲2014년 12조8072억원 ▲2015년 16조9800억원 ▲2016년 8월 기준 20조1766억원으로 누적수지가 5년 연속 부쩍 뛰었다.

공단은 이를 국민 보험 서비스 증진에 사용하기보다 자신들의 배룰 채우는데 썼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건강보험공단은 누적흑자와 성과급의 관련성을 부정하고 나섰다. 공단 측은 “공공기관 성과급은 정부의 경영실적평가 결과 C등급 이상을 받으면 지급할 수 있다”며 “누적흑자와 성과급 지급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 많이 받고 적게 돌려준 공단… “정부 지원금도 필요해?”

▲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뉴시스>
공단은 매년 흑자를 내는데 국민들은 더 많은 돈을 보험료로 내고 있었다.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2011년 5.64%에서 2016년 6.12%로 매년 꾸준히 올랐다. 반면 국민을 위해 쓰는 돈은 적었다.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은 2011년 63%, 2012년 62.5%, 2013년 62%, 2014년 63.2%로 수년째 요지부동이다.

공단이 걷은 건강보험료도 필요량보다 많았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한 최근 5년간 건강보험료가 필요 이상으로 징수된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당기수지는 4조 2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는데 누적적립금은 무려 17조원에 달했다. 예산정책처는 “복지부와 보험공단이 요양급여비 등을 과다 추계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지출총액을 실제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최근 정부 지원금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성 이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는 건강보험 재정이 20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2025년이면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며 “건강보험 정부지원 제도를 내년 이후에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령인구 급증으로 인한 재정 바닥 위기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이사장은 지난해 성과급으로 4348만원을 받았다.

정부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매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공단에 지원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막고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2017년 말까지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규정이다. 성 이사장은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어지면 국민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에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임직원 성과급 잔치를 하면서 정부에 손을 벌리는 것은 뻔뻔하다는 지적이다.

기동민 의원은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흑자 결과가 국민이 아닌 임직원들에게 돌아갔다”며 “건보는 흑자 재정을 국민 건강을 위한 보장성 확대, 저소득층 지원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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