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금융권 국정감사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펀드 불완전 판매 논란과 관련해 임원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에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안인 만큼, 국감 준비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감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때 아닌 구설수까지 퍼지면서 회사 내부의 긴장감은 더해졌다. 

류혁선 미래에셋증권 투자솔루션부문 대표(상무)는 29일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날 금감원 일반 증인으로는 류 대표를 포함해 총 9명의 금융권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이 채택됐다.

이날 류 대표는 펀드 불완전 판매 논란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월 베트남 랜드마크72 ‘사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15개의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500명이 넘는 투자자를 모집해 논란의 대상이 됐다. 현행법은 사모펀드의 모집 기준인원을 49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50명이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 발행을 의무화하고 있다.

◇ 국감 오르는 '랜드마크72' 사모 ABS 논란

이에 미래에셋증권이 공모 발행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불완전 판매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대되자 금감원은 최근 규정 위반 여부를 살피기 위한 감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증인 채택 명단이 발표된 후 여러 소문이 미래에셋증권을 덮쳤다. 당초 국감 증인으로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가 논의됐지만, 최종안에서는 류혁선 대표(상무급)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진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래에셋증권 출신 보좌관 A씨가 힘을 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20대 국회 출범 후 A씨는 정무위 소속 B 의원 보좌관으로 채용됐다.

이 같은 설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측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부인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해당 보좌관은 지금은 활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돌고 있는 소문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시사위크> 취재 결과, 실제로 A씨는 지난 8월 말 보좌진에서 물러났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유로 지난달 말 퇴사했다”고 말했다. 떠돌고 있는 설에 대해선 “애초에 정책 보좌관 이었던 데다 국정감사 준비에 관여하지 않은 만큼 그런 역할을 하긴 어렵다”고 부인했다.

당사자인 A씨 역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A씨는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서 웃어넘겼다. 믿지 않는다면 전화 내역이라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인 채택은 협의를 거쳐서 진행된다”며 “일개 정책 보좌관이 힘을 쓴다는 것이 애초에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증인 변경 놓고 소문 확산… "터무니 없는 이야기"

퇴사 배경에 대해선 “기존에 해오던 일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순수하게 정책 보좌 역할을 하려고 왔는데, 이런 저런 구설이 이는 것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증권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구설수 확산에 긴장하고 있다. <뉴시스>
A씨는 지난 5월 보좌진 채용 사실이 알려진 후 미래에셋의 대국회 ‘연결 창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구설에 휘말린 바 있다. 특히 해당 채용에 B의원과 친인척 관계인 미래에셋증권 임원의 추천이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뒷말이 일었다.

사실 협상 과정에서 증인 채택 대상이 바뀌는 경우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대표이사급으로 증인 신청을 추진했다가 해당 업무와 관련있는 ‘총괄 임원급’으로 변경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오히려 정치권에선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만 이런 구설이 불거졌는지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올 국감을 앞두고 미래에셋이 유독 입방아에 계속 오르고 있다”며 “아무래도 올해 합병과 지배구조 개편 이슈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다 보니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래에셋그룹은 올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인수로 초대형 IB(투자은행)로 도약했다. 업계의 관심은 합병 과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규제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 등의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집중됐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엣대우 합병 작업은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최근 금융당국이 합병안을 승인하면서 주총 승인 절차만을 남겨뒀다. 여전법 규제를 감안해 미래에셋캐피탈에 대한 2500억대 출자도 결정했다. 올해 말 합병 증권사 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는 미래에셋이 과연 순조로운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