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기자회견실 앞, 몇 개 없는 국정감사 관련 보도자료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안도하는 모양새다. 충분한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여론의 초점이 새누리당 국감 보이콧에 맞춰진 탓이다.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국회 기자회견실 옆 복도에는 국감 관련 보도자료가 수북이 쌓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28일까지 보도자료는 전과 비교해 몇 개 없었다. 보이콧을 선언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보도자료는 전혀 없었고, 야당의원들의 보도자료도 많지 않았다.

당초 이번 국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권경쟁의 장이 될 것으로 정치권은 예상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반드시 국감스타가 나와야 한다”고 할 정도로 의지가 충만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실속은 거의 없었다는 평가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정책비서관은 “사실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비서관은 “솔직히 예상치 못하게 당선되신 분들이 많아 보좌진 구성이 늦어진 방이 적지 않았다. 또 여러 현안과 당내 선거가 맞물리면서 철저한 준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민주당은 다양한 원내외 현안이 겹쳤다. 정치적 현안은 따로 특위가 구성돼 청문회나 국정조사가 이뤄졌다. 해운구조조정 청문회와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등이 대표적이다. 국감에서 화제가 될만한 현안이 이미 소진됐다는 얘기다. 국감의 화제가 될 법했던 서별관 회의 등도 이미 추경안 심사과정에서 논의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당대회까지 겹쳤다. 전당대회 주자들은 물론이고 각 의원실 실무자들이 전당대회 준비에 몰두하면서 국감까지 챙기기는 역부족이었다는 호소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차라리 잘 됐다고 본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에서 실속 있게 지역현안 챙기고, 야권은 맥 빠진 국감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새누리당이 보이콧을 하는데 야권이 국감을 진행하면서 민생을 챙기는 그림은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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