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의 '창업국가론'을 치켜세우자 정치권에서는 '안철수-유승민 연대론'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의 ‘창업국가론’을 높이 평가하자 정치권이 들썩였다. 안 의원은 줄곧 합리적 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주장해왔다. 유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때문에 대권 구상 측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두 사람이 ‘전략적 연대’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10일 오랜만에 올린 SNS 글에서 “안철수 의원의 ‘대한민국은 창업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적었다.

안 의원은 전날(9일) ‘대한민국은 창업국가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안 의원은 창업이 ‘성장의 사다리’ ‘기회의 사다리’라면서 “청년층의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성공신화가 곳곳에서 나와야 한다”며 “그래야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고 적었다. ‘벤처 1세대’로 불리는 안 의원은 지난 6월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도 창업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안 의원이 주장한 ‘창업국가론’이 자신의 ‘혁신성장론’과 일맥상통한다고 봤다. 그는 “‘창업하면 부자된다’는 꿈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제가 주장하는 혁신성장론의 요지”라면서 “안철수 의원께서 그동안 주장해오셨던 공정성장에서 벗어나 창업국가를 말하기 시작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안 의원을 치켜세웠다.

유 의원은 안 의원을 향해 ‘러브콜’도 보냈다. 유 의원은 “지금부터 이 막중한 일에 여야를 떠나서, 대통령선거를 떠나서 진지하고 꾸준한 노력을 시작해보자는 제안을 드린다”며 “이것이 제가 평소 늘 주장해오던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유승민 연대론’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그때는 국민의당이 주축에 섰다. 유 의원이 무소속 신분으로 4·13 총선에서 당선되자 유 의원을 영입해 지지층을 확장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유 의원이 당선 직후 새누리당에 복당 신청서를 내면서 ‘국민의당 입당설’은 소문으로만 남았다. 하지만 안 의원은 이후에도 “새누리당에서 합리적 보수 성향의 인사가 온다면 받아들이겠다”며 유 의원과의 연대설에 계속해서 불을 지폈다.

유 의원의 ‘안철수 띄우기’ 역시 중도층 확장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안 의원의 주 지지층인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면 유력한 여권의 대권주자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문재인 대세론’과 달리 이렇다 할 대권주자가 아직 없는 여권의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있지만, 원외인사라는 점에서 대선 출마가 확실치 않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새누리당 내 대권주자들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중도층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유 의원은 확장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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