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6년간 가장 많은 위장계열사가 적발된 곳은 LG그룹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6년 간 72개의 대기업 위장계열사를 확인하고도 고발조치는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LG그룹은 적발된 대기업 중 가장 많은 23곳의 ‘위장계열사’가 적발됐지만 경고 처분만 받아 ‘봐주기 논란’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 대기업 집단 6년간 위장계열사 72곳 적발, 고발은 ‘단 1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최근 6년간 위장계열사 적발 및 제재조치 현황’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최근까지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위장계열사 22건, 72개 회사를 적발했다.

▲ 최근 6년간 대기업 집단의 위장계열사 적발 현황.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지난 6년간 대기업 집단의 위장계열사 적발이 줄을 이었지만 공정위 처분은 대부분 ‘경고’에 그쳤다. 경고는 의결서도 공개하지 않는 낮은 수준의 조치다.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건 외에는 이같은 처분이 내려졌다. 공정위는 유원실업 등 4개의 롯데 위장계열사를 적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가장 많은 위장계열사가 적발된 LG그룹도 검찰 칼날을 피했다. 지난 6년간 ‘위장계열사’ 적발 현황을 보면 LG그룹이 23개로 가장 많았고 롯데그룹이 11개로 2위를 차지했다. SK그룹이 8개사로 그 다음을 이었다. 적발 건수로 보면 롯데와 SK가 세 번으로 가장 많고, LG가 두 번으로 3위를 차지했다.

◇ LG그룹 적발 위장계열사 최다 … ‘봐주기 논란’에도 경고 처분

LG그룹은 지난 2013년 국정감사 때 ‘재벌 봐주기 논란’을 일으켰던 곳 중 하나다. 2013년 10월 15일 열린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공정위 경쟁정책국이 위장계열사 신고를 누락한 LG 구본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자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제재를 결정하는 공정위 제1소위원회는 경고로 수위를 낮췄다”며 봐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효성그룹도 같은 논란을 산 바 있다.  

LG는 그해 전년도 ‘계열사 현황 자료’에서 친족 소유회사(혈족 6촌·인척 4촌) 19개를 누락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위가 재벌 총수인 구본무 LG 회장에 대한 고발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에도 LG는 이듬해인 2014년 4곳의 위장계열사가 추가로 적발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처분은 ‘경고’에 그쳤다.

▲ LG그룹 '위장계열사' 적발 현황. <제윤경 의원실 자료 제공>
제윤경 의원실에 따르면 공정위는 적발된 대기업 집단들에 경고 처분을 내린 배경에 대해 “누락행위에 대한 고의성이 없고 법 위반정도가 경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2010년 효성그룹 6개 위장계열사를 적발하면서 ‘대규모기업집단 관련 규제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중대한 위반행위’로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처분은 경미한 수준에 그쳐 처분 기준에 의문을 낳고 있다.

제윤경 의원 측은 “최근 공정위가 롯데그룹 조사에서 유원실업 등 4개 위장계열사를 적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를 검찰에 고발했지만, 이는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수사와 사회적 비난 여론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 의원은 “재벌 총수 제재와 직결되는 위장계열사 적발은 공정위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데, 공정위는 겉으로만 경제민주화를 말하면서 속으로는 재벌 봐주기로 청와대와 코드 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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