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이완영 간사가 국가정보원 국정감사에 대해 거짓 브리핑을 했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응천, 김병기, 신경민, 이인영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일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전날 정보위 국정감사 브리핑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간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송민순 회고록’에 나온 대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고 먼저 제안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이 원장이 “맞다”고 답했다고 브리핑했었다. 국정원은 이를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소속 김병기·신경민·이인영·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은 정보위 간사로서 첫 상임위부터 대단히 부적절한 사고를 쳤다”며 “정보위 간사, 정보위원으로서 자질이 매우 의심스럽기 때문에 간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과 언론 앞에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어제 국감이 진행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원장은 분명하게 두 가지를 얘기했다”면서 “첫째는 2007년 남·북한 간에 오간 쪽지의 유무와 경로, 내용에 대해서는 국정원이라는 기관 속성상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하겠다고 한 것, 둘째는 문제의 ‘송민순 회고록’을 읽어본 결과 개인적으로 진실과 사실에 근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한 것이었다”고 전날 국감에서의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완영 의원의 브리핑 내용에 대해서는 “브리핑 장에서의 대형사고”였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해 송민순 회고록과 국정원장을 이용하려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여당은 측은하고 처절할 정도로 이 원장의 입에 매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의원은 한발 더 나가서 이 원장의 말에 자신의 생각을 더해서 완전히 소설을 썼다”며 “이것은 사기 브리핑이다. 언론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고 정보위 간사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의원이 정보위 간사에서 물러날 것과 새누리당의 반성, 국정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서는 “국정원을 다시 정쟁의 장, 정치의 한복판으로 불러들이려는 여당은 각성해야 한다”면서 “특히 어제는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 원고를 고쳤다는 것이 드러난 시점이다. 진실은 덮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을 향해서는 “국정원장은 어제의 발언을 되짚어보고 무슨 잘못을 했는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국정원은 말로 하지 않는다. 첩보와 정보, 그리고 판단과 행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위 국감은 취재진에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병호 원장이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속기록을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속기록 열람은 정보위원장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정보위원장은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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