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마선수인 정유라 씨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부터 이화여대 입학과 학점까지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정씨와 무관함. <한국마사회/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관천 전 경정의 발언은 적중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그는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검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최순실 씨를 현 정권의 권력서열 1위로 꼽았다. 정작 박근혜 대통령은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에게도 순위가 밀려 서열 3위를 차지했다. 다소 황당한 주장이었지만, 최근 최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보면 아주 틀린 말이 아니다. 서열 1위로 지목할 만큼 최씨의 입김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그런 최씨에게도 약점이 있었다. 바로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다. 정씨가 이화여대에서 제적 경고를 받자 다음날 대학을 찾아가 쑥대밭으로 만들 정도다. 때문에 야권에선 최씨가 아닌 정씨가 서열 1위라고 꼬집는다.

◇ 독일서 사내아이 출산 이후 도쿄올림픽 출전 준비

현재까지 확인된 정유라 씨에 대한 정보를 종합하면 ▲수백억원대 자산가의 상속녀 ▲임신중절수술 거부한 10대 임산부 ▲도쿄올림픽 출전 꿈꾸는 승마선수로 요약이 가능하다.

실제 최순실 씨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7층 건물은 2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약 23만㎡의 목장을 갖고 있다. 2008년엔 강남에 보유하고 있던 한 건물을 85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추가로 확인될 재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남편 정윤회 씨는 이혼소송을 진행하면서 재산명시신청을 내기도 했다. 최씨의 숨겨진 재산을 찾아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씨는 돌연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정유라 씨는 “돈도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계정으로 추측되는 페이스북에서 2014년 12월3일 등록된 게시물을 보면 “능력 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마라”고 돼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씨는 딸의 승마 활동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독일 현지에서 승마 훈련을 받는 비용이 월 최소 1억원에 달한다. 돈줄은 K스포츠재단이 지목됐다. 재단은 정씨의 전지훈련 숙소를 구해주기 위해 직원들을 독일로 파견을 보내기도 했다.

▲ 독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정유라 씨는 약 18개월 된 사내아이를 출산해 기르고 있다. 고교시절 승마를 같이 했던 신모 씨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는 후문. 정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씨와의 사진을 올렸으나 최근 삭제했다. <페이스북 캡처>
정씨 소유의 재산도 확인됐다. 최근까지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미텐 그라벤비젠베크가의 고급 주택이 정씨의 명의였던 것. 슈미텐 지방 관청은 최씨가 아닌 정씨에게 부동산세 세금을 부과했다. 해당 주택은 38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5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씨의 독일 출산설이다. 현지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정씨는 약 18개월 된 사내아이를 데리고 있다. 특히 예거호프 승마장 소유주 프란츠 예거는 한 매체를 통해 정씨가 지난해 10월께 아동학대를 의심 받아 보건당국의 방문 조사를 받은 사실을 전했다. 정씨가 승마장 내 별채에서 갓난아이와 개·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것을 목격한 이웃 주민들이 신고한 것. 뿐만 아니다.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 안에 받아야 하는 검진을 받지 못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아이는 지난해 4월에서 6월 사이 독일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씨는 2015년 1월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초음파 사진을 공개하고 임신 25주차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게시물을 통해 “이 세상에서 아들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말도 부모도 모두 다 저버리더라도 아이를 살리고 싶다. 후회하더라도 그게 아이를 지우는 것 보다 (낫다)”며 모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씨는 승마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8월 오스트리아 람프레히샤우센에서 열린 국제 드레사지 경쟁대회에 참여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도쿄올림픽은 내 꿈”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성적이다. 정씨는 임신과 출산, 산후조리 기간으로 추정되는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2015년 10월 프랑스 비아레츠 대회에 출전했지만 성적은 저조했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도 특혜 의혹이 불거졌던 만큼 정씨가 실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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