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포스코센터.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불안정한 주택 시장과 해외 수주 부진 탓에 시름 깊어진 건설업계. 이 가운데서도 국내 10대 건설사인 포스코건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 보인다. 3분기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직원 10명 가운데 1명의 자리가 위태롭다. 또 직원들의 대규모 이동이 예고되고 있는 포항 본사는 ‘유령건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성상납 의혹도 포스코건설의 고민거리다.

◇ 3분기 실적 전망 ‘암울’, 포항 본사 입지도 ‘위태’

포스코건설이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업계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최근 일부 매체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3분기 적자 발표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포스코 건설은 1·2분기 연결기준 영업적자 17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 감소한 3조36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기순이익도 적자(2145억원)로 전환했다. 5년 만에 받아든 적자 성적표다.

이는 곧바로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끼쳤다. 포스코건설의 반기보고서가 공시됐던 지난 8월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인사 태풍도 예고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연말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520명이라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왔다. 이는 회사 전체 직원 5352명(정규직 3455명, 기간제 1897명)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본사 인력의 대거 이동도 점쳐진다. 26일 한 언론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포항 본사 인원 600명 가운데 500명을 인천 송도사무소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철강경기 악화로 포스코의 공사 발주가 대폭 감소한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일감이 없다는 뜻이다. 그간 포스코건설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플랜트 공사를 도맡다시피 했다.

악화된 해외 수주 실적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건설의 해외 실적 대부분은 포항에 위치한 플랜트팀에서 이뤄진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올해 10월까지 해외에서 체결한 금액은 1조1386억원에 머물고 있다. 이는 2011년 7조8000억원에 비해 턱 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의 해외 수주 부진 현상은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2013년(▲1조9981억원 ▲2014년 2조7096억원 ▲2015년 1조7714억원)부터 계속되고 있다.

◇ 성상납 파문에 4달째 '조사중'

올해 중순 불거진 성상납 파문도 포스코건설이 서둘러 마무리해야 할 숙제다. 지난 6월 ‘뉴스타파’는 하청업체 대표의 목소리를 통해 포스코건설 임원의 비리를 보도했다. 당시 하청업체 대표인 정모씨는 포스코건설 고모 이사에게 20여 차례에 걸쳐 골프와 성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임원 손모 상무에게는 진급축하금 명목으로 3000만원 가량을 건냈다고 폭로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포스코건설 임원들의 일탈행위로 비쳐지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은 1인 시위와 언론 제보를 하려는 정씨의 입막음을 위해 거액을 제시했다는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금액은 10억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씨의 주장에 대해 조사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포스코건설은 4달이 지난 지금까지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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