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NHN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프렌즈팝'과 카카오게임즈가 개발한 '프렌즈팝콘'.<시사위크>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와 카카오가 게임 하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가 출시한 모바일 게임 ‘프렌즈팝콘’이 출시 1년 된 NHN의 프렌즈팝과 유사하다는 논란 때문이다. NHN은 ‘원조’ 마케팅까지 나선 모양새다.

카카오가 지난달 25일 출시한 프렌즈팝콘은 일종의 퍼즐게임이다. 동일한 퍼즐이 세 개 이상 접하면 사라지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으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IP(지적재산권)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프렌즈팝콘은 지난해 8월 출시된 프렌즈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HN이 개발한 프렌즈팝은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이 최초로 적용된 퍼즐게임이다. 출시 당시 큰 인기를 누렸고, 아직도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20위권을 유지 중이다.

이에 일부 유저들은 프렌즈팝콘에 대해 “프렌즈팝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게임방식이 프렌즈팝 표절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NHN 측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의 IP를 바탕으로 게임을 내놨는데, 출시 1년이 좀 지난 시점에서 원IP 보유사가 유사한 게임을 내놓은 게 못마땅한 눈치다. 최근엔 ‘프렌즈팝’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따라올 수 없는 한 끗! Original"이란 문구로 원조 마케팅까지 나섰다.

NHN 관계자는 “프렌즈팝이 1년 이상 높은 인기를 유지하며 프렌즈 IP의 가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며 “그럼에도 게임 명, 방식 등이 프렌즈팝과 유사해 사업파트너로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퍼즐장르는 널리 알려진 방식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장르나 캐릭터가 같으니까 유사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캐릭터적인 요소를 많이 추가했기에 차이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팡, 캔디크러쉬사가 등 퍼즐게임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있던 장르”라며 “(프렌즈팝콘이) 다른 요소가 있다고 인정해주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전했다.

즉, 퍼즐게임 자체가 독창성을 인정받기엔 어려운 장르고, 새로움을 추가했기에 ‘다른 게임’ 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프렌즈팝’ 역시 출시 당시 애니팡 등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국내에서 여전히 영향력 있는 게임 플랫폼 사업자라는 점에서 잡음은 여전하다.

카카오톡을 통해 접속 가능한 ‘카카오 게임’의 첫 페이지를 살펴보면 ‘프렌즈팝콘’이 인기순위 1위로 올라와 있고, 배너광고가 화면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프렌즈팝콘을 설치하는 이들에겐 프렌즈 이모티콘, 카카오페이지 캐쉬 지급 등의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가 ‘프렌즈팝콘’의 전폭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새로 출시한 게임 지원은 당연할 수도 있지만, NHN이 개발한 ‘프렌즈팝’의 연관 인기게임으론 ‘프렌즈팝콘’이 추천되는 반면, ‘프렌즈팝콘’의 연관게임에는 ‘프렌즈팝’을 찾아볼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가 파트너사의 출시작과 유사한 게임을 자체 개발해 올린 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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