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베네 김선기 전 사장이 최승우 현 대표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카페베네가 경영일선에 새 피를 수혈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실적 악화에 울상이다. 지난해 10월 최승우 신임 대표가 키를 잡았지만, 폐점률과 손실액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전 경영진까지 가세해 ‘니 탓’ 공방으로 비화됐다. 실적 관련 잡음이 수년 째 이어지면서 경영난 개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 실적부진에 전·현직 경영진 ‘네 탓 공방’ 눈살

최승우 대표는 1년 전, 자금난에 허덕이는 카페베네에 구원투수로 등장했으나 최근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띄워졌다. 지난달 17일 김선기 전 사장이 최승우 현 대표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것이다. 가처분 신청 이유는 분식회계, 배임혐의 등 경영진으로서 치명적인 불명예에 해당하는 사안들이다.

김 전 사장은 최 대표가 해외가맹점 사업과 관련해 주주 손해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법인 매출채권 972억원을 임의로 결손 처리하는 등 분식회계 정황이 의심된다는 입장이다. 외국 투자자본 유치를 위한 조작이라는 것이 김 전 사장 측의 분석이다.

카페베네는 중국법인 분식회계 의혹에 반박하고 나섰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중국법인 매출 채권 발행 및 결손처리까지 전 과정은 2014년 김 전 사장이 현업에 있을 당시 처리한 사안”이라며 “최 대표가 대표직에 임용된 것은 작년 10월경이고, 중국법인 매출채권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카페베네는 김 전 사장의 주장은 구체적 근거가 부족한 의혹제기에 불과해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긴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김 전 사장이 보유한 지분이 0.01%에 불과한데 주주 손해가 야기됐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카페베네 중국법인은 전 경영진과 현 경영진 사이의 뜨거운 감자다. 카페베네는 2012년 중국사업 진출 이후 매장수를 600여개까지 늘렸으나 무리한 외형확장에 수익성 악화를 겼었다. 결국 2014년 18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지난해 중국사업이 완전 중단됐다. 유례없는 실적부진에 중국 사업 실패를 두고 전‧현직 임직원 사이에 책임공방이 줄소송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카페베네는 올해 초, 전 오너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사장 등 경영진의 판단착오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며 현재 치열한 법적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중국사업은 창업주인 김선권 전 회장의 동생인 김선기 전 사장이 대표직을 맞고 주도했다. 소송 가액은 약 27억원으로,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 ‘최승우 호(號) ’ 1년, 침몰선에 ‘돛’달까 ‘닻’달까

▲ 카페베네 최승우 신임 대표이사.<뉴시스>
미국법인 자산 매각도 도마에 올랐다. 현재 카페베네는 미국법인 ‘Caffebene Inc’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임의 매각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해당 법인 매각 과정에서 ‘헐값 매각’ 등 배임 가능성이 크다며 경영권 박탈을 주장하고 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미국 법인 매각은 아무것도 정확히 결정된 사안이 없고, 진행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현직 경영진간의 분쟁은 카페베네의 계속된 실적부진과 맥이 닿아있다. 특히 최 대표 체제 이후 해외법인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줄줄이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베네 미국법인은 2010년 진출 이후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28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출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최 대표는 지난해 중국법인 영업중단에 이어 올해 8월 말레이시아 법인을 매각하고 현재는 미국 법인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출이 부진한 해외법인에는 어김없이 철수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폐점률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9월 발표한 10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카페베네는 가맹점 폐점률 14.6%로 1위에 올랐다. 2014년 폐점률 5.6%에서 일 년 만에 두 배가 넘는 폐점률이 나타난 것이다.

국내 경영 정상화도 갈 길이 멀다. 오히려 영업이익은 악화됐고 당기순손실은 확대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페베네 상반기 매출액은 3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최 대표가 경영일선에 나선 올해 상반기 9억3232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18억7000만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까지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는 최 대표의 계획은 좌초된 셈이다.

카페베네 측은 최 대표의 경영능력 평가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전 경영진 체제에서 빚어진 손실을 털어내고 흑자전환을 위해 다방면으로 뛰었으나 아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1년의 경영기간 동안 모바일 결제시스템 도입 등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으니, 하반기 실적에 기대를 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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