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부끄럽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의혹으로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조원동 전 수석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면서 “검찰에서 한 점 숨김없이 성실하게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조원동 전 수석은 2013년 말 당시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퇴진 요구가 대통령(VIP)의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좀 빨리 가시는 게 좋겠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미경 부회장이 현 정권에서 눈 밖에 났다는 얘기가 많다. CJ가 자사의 케이블 방송채널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대선 당시 야권 후보로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람 후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하는 등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조원동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의 단골 성형외과에 대한 해외진출을 직접 추진하다 실패로 끝나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뒷말을 샀다. 앞서 최순실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14일 조원동 전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