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과거 입각을 압두고 경질된 사실을 털어놓으며 “지금도 내가 왜 청와대에서 나왔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억울한 모습이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을 당시 “부끄럽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하던 그는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전 “지금도 내가 왜 청와대에서 나왔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2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통해서다.

조원동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첫 경제수석으로 발탁됐다. 이후 2014년 6월12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질이라기보다 영전을 예상했다. 이튿날 단행된 6·13개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으로 이름을 올릴 줄 알았다는 것. 측근에 따르면, 조원동 전 수석은 개각 전날까지 장관이 되는 줄 알고 주변에 인사할 준비까지 했다. 하마평 수준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각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조원동 전 수석은 “억울한 부분들 중 하나”라면서 “아직도 여전히 궁금하다”고 말했다. 실제 관가에서도 그의 경질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나서야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았다. 김영재 의원의 성형외과 해외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론 차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김영재 의원은 최순실 씨의 단골병원 원장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조원동 전 수석으로선 억울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하게 따랐지만, 자신 역시 최씨의 국정농단으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 말 당시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늦으면 난리난다”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고, 그의 요구가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검찰에 불려나온 조원동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따라 조원동 전 수석이 향후 검찰에게 최씨의 국정농단 행태를 밝힐 결정적 진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억울한 게 있다”면서도 “검찰에서 나에 대한 의혹은 모두 해명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억울한 부분도 다 드러날 것”이라는 게 조원동 전 수석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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