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전북대 강연에 이어 모교인 한양대 강연까지 취소·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그는 경북대 강연에서 학생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모교에서조차 거부당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한양대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취소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았다. 총학 측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일등 공신이고, 이 정권 최고 호위무사인 김무성 전 대표는 강연을 할 자격이 없다”면서 항의 시위를 예고했던 것.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김무성 전 대표 또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당초 김무성 전 대표는 ‘한양글로벌인재특강’에 초청돼 오는 23일 학생부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뒤 다음날 공공정책대학원 주관 하에 ‘저성장시대 우리의 선택, 제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다시 한 번 강연을 열 계획이었다. 그는 동대학 경영학과 71학번이다. 하지만 강연을 이틀 앞두고 일정을 미뤘다. 시국이 엄중한 상황에서 강연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김무성 전 대표는 21일 예정된 전북대학교 강연도 취소하고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전북대 총학 역시 김무성 전 대표의 강연 소식에 “현 시국에 새누리당 당적을 둔 정치인의 강연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학생들의 반발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그는 지난 15일 강연을 위해 경북대학교를 찾았지만, 학생들의 항의에 진땀을 흘렸다. 텃밭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한 것이다.

당시 씁쓸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던 김무성 전 대표는 “학생들 말 그대로 저도 최순실 사태를 제대로 막지 못한 공범 중 한 사람”이라면서 “죄인된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난 민심을 돌이키기엔 부족했다. 결국 구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경북대를 시작으로 전국의 대학을 순회하며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세미나를 실시, 지식인과 시민들의 열린 대화를 통해 국가 발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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