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남경필 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후 신당창당을 포함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고 옹호를 계속하는 한 희망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남 지사는 회견에서 “정당의 지도자들의 특정권력에 맹종하며 불의와 불법에 눈감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게 되면 이는 사이비 종교집단과 다를 게 없다”며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탈당이유를 설명했다.
◇ ‘탄핵 찬반 여부로 새누리당 나누자’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당내 추가탈당 여부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탈당이 과거 열린우리당과 새정치연합의 분당과정에서 나타났던 ‘연쇄탈당’ 현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와관련 “야권이 새누리당의 존재 때문에 탄핵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는 쪽과 안하는 쪽으로 나눠져야 한다”며 “새누리당 안에 있으면서 탄핵을 찬성하는 의사만으로 착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분명히 구분을 해야 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분당”이라고 말했다.
당 중진들도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 막무가내로 친박 진영들이 버티고 있으면서 민심을 역류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다음 수순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탈당 가능성을 열어 놨다. 유승민 의원도 “오늘 탈당이 시작되고 있는데 당이 급속히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탈당러시가 적게는 20명에서 최대 40명까지도 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변수는 촛불민심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태도다. 촛불민심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지도부가 ‘버티기’를 고수한다면, 탈당의 원심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분당위기가 높아지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로 그라운드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보자고 제안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사퇴하지 않겠다던 기존의 완고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는 “당 쇄신, 수습, 개혁, 제2 창당에 가까운 당의 변화를 위한 의견들이 합당하다면 당연히 의안으로 최고위원회에 (의결을) 부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