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소방이 340억을 들여 도입하려는 AW-189. <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AW)>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다목적 헬기도입 사업을 추진중인 서울소방본부(서울시 119특수구조단·이하 서울소방)가 이탈리아 헬기업체 AW(아구스타 웨스트랜드)와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AW의 국내 홍보대행업체 대표가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아름다운재단’ 이사회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 AW 국내 홍보업체와 서울시의 공교로운 공통분모

현재 이탈리아 헬기업체인 AW의 국내 에이전시는 유아이인터내셔널(UII) 맡고 있다. AW사의 헬리콥터를 비롯해 항공기 및 관련장비들을 수입·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유아이인터내셔널은 지난해 7월 홍보대행업체인 F사와 AW사에 대한 국내 홍보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이헬리콥터가 AW사의 헬기 수입판매를 전담하고, 이에 대한 국내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F사가 담당하는 것이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F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A씨는 지난 2008년부터 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A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를 맡을 당시 이사회 일원이었다. 박원순 시장은 2010년까지 아름다운재단 이사회에서 활동했으며, 총괄상임이사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A대표가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을 맺은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14년 아름다운재단 블로그에 공개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A대표는 “1999년경 박원순 시장의 강연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고, 그게 시작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A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나눔’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그 무렵 박원순 전 이사님을 알게 되었고 ‘재단연구회’라는 소모임에 참여하게 됐다. 그 무렵 우리나라에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사실은 정말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12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 워크숍’에 패널로 참석해 박원순 시장을 ‘인재 롤모델’로 추천하기도 했다. 당시 A대표는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는 스토리텔링 인재보다는 박원순 서울시장 모델과 같은 스토리빌딩 인재를 (한나라당에) 영입해야 한다”며 “국민과 같이 스토리를 만들어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F사 “대표와 박원순 시장, 재단 이사회 활동이 전부”

AW의 국내 홍보를 맡고 있는 F사와 서울시의 공통분모는 또 있다. 지난 3월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이지윤 이사장은 F사 전 부사장이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 F에서 근무했고,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2013년 서울시설관리공단 문화체육본부장에 이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았고, 지난 3월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F사 측은 “공교롭게 공통분모가 있지만 (이번 사업과) 연결고리는 0.0001%도 없다”며 “A대표가 박원순 시장과 아름다운재단 일을 함께 하신 것 이외에 (두 사람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지윤 전 부사장님이 서울시 산하 기관장을 하시니 분위기 정도를 묻는 수준”이라며 “공교롭게 보일 순 있겠지만 이것은(소방헬기 사업)은 AW와 서울시의 관계이고, F사와 서울시를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소방은 3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다목적 헬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입찰규격 탓에 ‘특정헬기 사전내정 의혹’이 제기됐고, 입찰과정에서 AW사의 규정위반까지 제기되며 특혜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소방은 현재 AW사와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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