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 로고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커피전문점 1위 스타벅스가 국민 정서를 외면하는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150만 개의 촛불이 광화문을 밝혔던 지난 토요일, 일대 매장들이 조기에 영업을 종료한 사실이 알려져서다. 이날 장사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계산에서 나온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일찍 문 닫은 스타벅스, 선견지명 혹은 얌체행보

‘민의 표출의 장’인 광화문. 요즘 이 곳 일대 영업점들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평화집회가 한 달 째 이어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주말마다 전국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100만 인파가 몰려들면서 즐거운 비명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는 업체가 있어 눈에 띈다. 커피전문점 1위 스타벅스다. 5차 촛불집회가 열렸던 26일, 광화문 일대 스타벅스 매장들이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문을 닫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조기에 영업을 마감한 매장은 5곳이다. 이들 매장은 정상 영업시간보다 3시간 빠른 8시에 문을 닫았다. 이외에도 광화문 주변 5개 매장은 30분 가량 일찍 영업을 마쳤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타벅스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이들 대부분은 스타벅스의 조치를 두고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 한 곳이라도 더 있으면 좋지 않았겠냐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 정서를 이해하는 데 둔감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스타벅스는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을 위협하는 광경들이 매장 곳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26일 당일 광화문점의 경우 3인승 엘리베이터에 6~7명의 손님이 탑승하는 등 안전사고가 우려됐다”며 “특히 광화문 일대가 한 눈에 보이는 3층의 경우 ‘8시 소등’ 행사를 관람하기 위한 고객들이 유리창에 몰리면서 대형사고의 조짐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일 오후 7시경 조기에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해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장 상황을 고려한 갑작스런 결정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차 촛불집회 최소 하루 전 본사의 지침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한날 한시에 10여개 매장이 동시에 조기 영업종료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추측을 방증한다.

스타벅스의 입장이 궁색하게 들리는 이유는 또 있다. 인근에 입점해 있는 토종 커피점에서는 정반대의 설명을 하고 있다.

A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시위가 평화적으로 열렸던 만큼 안전을 우려하는 일들이 매장 안에서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에 촛불집회가 있었던 당일에도 세종로 매장은 평소대로 11시까지 영업을 했다. 이는 주변의 2개 매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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