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타면세점의 ‘새벽영업’ 포기 결정을 두고 사실상 ‘적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신규 면세점 입찰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신규 사업자들의 ‘운영형태’가 이번 평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은주 기자] 지난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기업들 가운데 백화점(쇼핑몰)과 함께 들어선 면세점의 운영효율이 다른 형태의 면세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기존 사무실을 면세점으로 리뉴얼한 두타면세점이 늘어나는 적자로 인해 새벽영업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예정된 3차 신규 면세점 선정 심사에는 사업자들의 ‘운영형태’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 ‘백화점+면세점’ 운영효율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은 대부분 △백화점(쇼핑몰)+면세점 △호텔+면세점 △단독 면세점 등 크게 세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 백화점과 함께 들어선 면세점의 운영효율이 다른 형태의 면세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백화점+면세점’ 형태의 신규 면세점들이 실적에 있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지난해부터 새로 면세점을 연 대기업 4곳 중 신세계면세점(신세계백화점 본점 위치)은 10월 일 평균 매출 21억원으로, 신규 경쟁사들 가운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면세점 중에서도 롯데백화점 소공점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주목할만하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1조4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셈이다. 다른 형태의 면세점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다.

반면 63빌딩에 면세점을 오픈한 갤러리아63면세점과 그룹 본사에 면세점을 연 두타면세점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3분기까지 누적매출 1934억원, 영업손실 30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6%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에 심야 영업시간 단축 결정을 내린 두타면세점은 하루 평균매출 수준이 6억원대 후반에 그치는 등 서울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04억원, 영업적자 160억원을 기록했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5월 문을 연 뒤 국내 최초로 심야면세점으로 운영해왔지만, 영업 6개월 만에 마감시간을 자정으로 당기게 됐다. 무엇보다 두타면세점은 기존 사무실을 면세점으로 리뉴얼하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현대백화점.
사정이 이쯤되면서 이번 3차 신규면세점 입찰경쟁에도 각 기업들의 운영형태가 평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입찰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 가운데 현대백화점(현대면세점)이 주목된다. 현대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허면적 1만4005㎡(4244평)로, 지난해 7월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 당시 계획했던 면적(2개층, 1만2000㎡)보다 약 17% 가량 늘어난 규모다.

일단 백화점에 면세점이 들어서는 만큼 일반 건물보다 층고(層高)가 높다. 현대백화점은 고객 동선도 기존 면세점 보다 1.5배 이상 넓게 확대해 고객들에게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의 MD를 보완하고 확장할 수 있는 점도 기대된다. ‘잡화’ 중심의 MD 구성인 면세점과, 식품·패션·F&B 부문이 중심인 백화점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

실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의 경우 200여개 국내외 유명 디저트, 전통식품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식품관을 비롯해 공연장(이벤트홀), VIP 고객 중심의 서비스 시설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면세점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 일반 면세점과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한 면세점의 운용효율이 다른 형태의 면세점 보다 높은 것은 백화점이 집객(集客) 효과 때문”이라며 “면세점은 잡화 중심의 MD 구성인데 반해, 백화점은 식품·패션·F&B 부문이 중심이다 보니 면세점의 MD를 보완하고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문화공연 전담 조직을 꾸려 매년 정기적으로 유명 아티스트 콘서트를 직접 진행하는 등 국내 최고수준의 문화콘텐츠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다양한 한류문화공연을 선보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은 지난해 7월(HDC신라면세점·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선정)과 지난해 11월(신세계·두산 선정)에 이은 3번째다. 총 4곳(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1곳)의 사업권을 놓고 업체간 격돌이 예상된다. 대기업은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HDC신라, 신세계면세점 등 5개사가 도전한 상태다.  관세청은 1일 입장자료를 통해 “12월 중순 서울·부산·강원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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