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근혜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 청와대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탄핵에 직면한 박 대통령의 침묵 처세술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조를 보이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박 대통령은 8일 탄핵안과 관련된 어떤 말도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제기한 4차 담화 및 별도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다.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대표·원내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이 전부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담담하고 차분하게 표결을 지켜보면서 상황에 맞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3월 11일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잘못이 뭔지 잘 모르겠는데 시끄러우니까 사과하고 넘어가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정면돌파 카드를 꺼냈다.

결과론이지만, 이날 노 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이 역풍을 불렀다. 이후 여론과 야권은 크게 반발했고, 탄핵 반대 세력마저 가결 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그 다음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안은 통과됐다.

정면돌파를 선택한 노 전 대통령의 전례가 박 대통령의 침묵을 유도하는데 한 몫 했다고 정치권 일각에서 분석하기도 한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45분쯤 탄핵안 발의 사실을 보고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안은 법사위에 회부하기로 의결하지 아니한 때는 본회의에 보고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며 “이번 정기국회가 내일로 종료되므로 내일 예정된 마지막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상정해 심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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