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계 반대방향으로) 새누리당 로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분당을 놓고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은 ‘거리두기’ 행보를 보인 반면 국민의당은 ‘환영'하는 눈치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21일 결별선언을 했다. 이날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 의원 30여명은 오는 27일 집단 탈당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남의 당 문제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분당을 계기로 일각에서는 이러저러한 정치권의 이합집산에 대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제3지대는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박계의 탈당은 기존 정당에서 분화돼 나온 정파에 불과하다는 게 우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이같은 탈당은 새로운 정책노선에 기반한 정치실험이 아니라는 얘기기도 하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비박계의 탈당을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계산적 행위라고 못박았다. 그는 “대선주자에 따른 정당의 분화는 후진적인 정치문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앞으로 조기대선에 따라서 정당 중심의 대선체제가 불가피하다고 볼 때 이렇게 군소정당들이 급조돼 어떻게 정책공약 하나 제대로 준비하겠나”라고 밝혔다.

유력 대권주자를 보유하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선 새누리당 분당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비박계의 탈당은 자연스러운 제3지대 확장으로 이어진다는 게 정치권 다수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즉 제3지대로 여론이 쏠리게 되면 민주당 잠룡들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도 있다.

21일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의 ‘여야 빅3 후보 지지율’에 따르면, 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는 29.2%의 지지율로 선두를 기록했다. 이는 여권 잠룡 반기문 유엔사무총장(23.4%)보다 높은 수치다.(자세한 사항은 알앤써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반면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새누리당 분당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잘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양식이 있는 의원들이 새로운 길을 가주는 게 새로운 정치”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분당을 통해 정계개편의 중추적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제3지대’를 자처한 바 있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에서 시작된 계파 패권주의 청산이 다른 당으로도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국가적으로 정치 구조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비박계의 연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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