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보수신당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승민 의원이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7일 새누리당 소속 현역의원 29명이 개혁보수신당으로의 분당을 선언했다. 탈당계 접수와 동시에 원내교섭단체 등록, 원내대표 선출까지 한 걸음에 끝냈다. 1월 24일 창당을 목표로 실무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그러나 개혁보수신당의 창당과정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당 정강정책 등 정체성 문제부터 당사나 당명, 로고작업 등 실무분야까지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신당창당의 방향성을 놓고 벌써부터 일부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표출되기도 했다. “창당과정에서 당연히 나오는 생산적 토론으로 봐 달라”고 신당관계자는 밝혔으나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당장 1차 탈당의원 수에 영향을 미쳤다. 최초 분당계획을 밝혔을 때만 해도 34명의 의원들이 탈당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결과적으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나경원, 박순자, 윤한홍 의원 등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김재경·장제원 의원도 탈당을 보류하려 했으나, 김무성 전 대표 등이 나선 끝에 겨우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유승민 의원의 정강정책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정강정책 초안은 당초 나경원 의원이 주도하기로 이야기가 돼 있었으나 유승민 의원이 이를 뒤집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이 주장했던 사회적경제 등 진보적 의제를 정강정책에 반영하려한 것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탈당을 보류한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새누리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면서도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걷어내고 격차해소, 기득권 개혁 등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개혁보수신당은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는 보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친박계와 패권주의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새누리당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유 의원이 다소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불화설에 대해 유 의원은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나 의원과 통화를 했고, 1월 초에 합류하겠다고 했다”는 것. 정강정책에 이견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 의원이 말하는 신당 정강정책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제가 본 것이 있어야 차이를 얘기하지 않겠느냐”며 “(나 의원이 정강정책 초안은 맡는 것으로) 결정한 바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신당 내 잡음을 주도권 다툼의 일종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김무성 전 대표 측과 유 의원 측이 당 주도권 경쟁을 벌인다는 얘기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정부터 탈당까지 양측의 의견에 ‘온도차’가 존재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말도 안 된다. 저는 원내대표를 포함해 당직을 일절 맡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의원들을 김무성계와 유승민계로 나누는 것도 옳지 않다. 김무성 전 대표와 신당을 꼭 성공시켜서 보수의 구심점을 만들자는 데 대해 확실한 신뢰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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