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 본사.<유한양행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기술수출 계약이 좌초됐다. 중국 측의 계약 이행 불성실이 원인이 됐다.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약 1500억원에 달하는 수출 계약과 8년 만에 이뤄진 신약 수출 타이틀을 모두 놓치게 된 셈이라, 아쉬운 뒷맛을 남긴다는 평이다.

28일 유한양행은 중국 제약사 뤄신사와 체결한 폐암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7월 체결한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YH25448’에 대한 기술이전을 해지하는 내용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회사 측은 “계약 상대방이 계약조건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신약의 기술자료만 요구하는 등 일방적인 주장만 했다”며 “상대방의 일방적인 계약 불이행에 따른 해지”라고 밝혔다. 향후 뤄신의 계약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귀책사유는 중국 뤄신 측에 있지만, 유한양행 입장에서도 최대 1억2600만달러(약 15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놓친 셈이라 입맛이 쓰다. 7월 유한양행은 뤄신과 계약금 600만달러와 개발 및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등으로 총 1억2000만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유한양행의 해외시장 입지강화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유한양행이 지난 2008년 위장약 ‘레바넥스’를 중국에 수출한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신약 수출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레바넥스는 현지에서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개발이 중단됐다. 결국 이번 폐암신약이 유한양행의 유일한 수출 신약으로 떠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당초 유한양행은 중국 뤄신과의 계약금을 4분기 매출에 반영해 실적을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약 5개월 만에 계약이 좌초되면서 4분기 매출 반영에 따른 기대감에 찬물이 끼얹어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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