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정권교체에 적신호가 켜졌다. 문재인과 김종인, 두 전직 대표 간 감정싸움이 연일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전 대표의 공방전은 다가올 대선 경선 과정에서 더 큰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전 대표가 애초부터 삐걱거린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전 대표는 내홍으로 쓰러진 당 재건을 위해 김종인 전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어렵사리 김 전 대표는 이를 수락했고 민주당은 4·13 총선에서 승리했다. 문 전 대표 역시 김 전 대표 영입을 놓고 ‘삼고초려’라고 표현하며 예우를 다했다. 이때만 해도 두 사람 사이는 무난했다.

문제는 4·13 총선 이후다. 총선 이후 두 전 대표는 당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때 공석이 된 대표직과 관련 ‘김종인 합의추대론’이 고개를 들었고, 이에 대해 두 전 대표는 엇박자 발언을 하게 된다. 급기야 이 문제는 진실공방으로 이어졌다.

당시 문 전 대표를 옹호했던 손혜원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 대표가 말을 바꾼다, 헛소리를 한다’는 등 김 대표가 언론을 향해서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고, 김 전 대표를 옹호했던 이개호 의원 역시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 대표는 ‘앞으로 (문 전 대표) 만나면 녹음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비례대표 2번’ 논란으로 두 전 대표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까지 두 사람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설전이 계속해서 진행되자 문 전 대표는 지난 27일 <시사IN>과의 인터뷰를 통해 “근래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조금 우리당 입장하고 다른 생각을 말씀해 걱정”이라며 “다음 대선에도 힘을 모으길 바랐는데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 전 대표는 다음날 바로 반박했다. 28일 김 전 대표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국회 토론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당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민주당이 패권 정당이라고 비판받을 때 (문 전 대표가) 살려 달라고 해서 온 사람이다. 내가 무슨 특별한 이야기를 했다고 걱정을 한다고 하느냐”라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김 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설립한 싱크탱크 ‘국민성장’도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싱크탱크를 만들어 ‘국민성장’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느냐”라며 “저 사람도(문 전 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라고 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슬쩍 빼버리는 스타일로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두 전 대표 간 신경전에 당 안팎 분위기는 근심이 가득하다. 대선 전부터 당 유력 대선주자의 충돌이 민주당 입장에서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다수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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