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년 으르렁’ 고양시-요진건설… 뒤로는 주판알 튕겼나
범찬희 기자  |  nchck@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1.05  19:02:4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중견건설사 요진건설이 시공한 '일산백석 Y-CITY' 공사 현장 모습. <네이버 거리뷰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 지역의 대형 개발사업을 두고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A시와 B건설사. 사업의 원할한 추진을 위해 우호적 협력 관계를 이어오던 A시와 B건설사는 어느 날 ‘동지’에서 ‘적’이 됐다.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되는 사업의 구체적인 조건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 A시는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B건설사를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사업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이로부터 몇 달 후, 지역에서는 의아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사업이 B건설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는 얘기였다. 아직 1심 판결이 채 나오기도 전이었다. 지역에서는 앞에서는 지역을 위하는 양 행동하던 A시가 뒤에서는 B건설사에게 특혜를 준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최근 밀실특혜 의혹에 휘말린 경기도 고양시와 중견건설기업 요진건설의 얘기다.

◇ 기부채납 업무시설 ‘2만평’ VS ‘8500평’… 10년째 ‘으르렁’

고양시와 요진건설의 만남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 요진건설은 일산 백석역 인근의 토지 11만1013㎡를 사들였다. 본래 출판단지 터였으나, 파주에 출판물 센터가 들어서기로 하면서 ‘노는 땅’이 된 부지를 개발목적으로 구매한 것이다.

수백억원을 들여 구매했지만 땅 주인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용도변경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주상복합아파트(일산 요진와이시티)를 짓겠다는 건설사의 주장이 지역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 또한 난처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용도변경 허가를 내주려 하자 시가 건설사에 특혜를 준다는 의심 섞인 눈초리가 쏟아졌다.

그렇다고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었다. 2007년 대다수가 수긍할만한 대안이 급부상했다. ‘기부채납’ 방식이었다. 개발사업자의 수익성과 지자체의 공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묘안이었다. 요진건설은 전체 면적 가운데 49.2%(약 5만4600㎡)를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협약했다.

문제는 ‘디테일’에서 불거졌다. 기부채납의 구체적인 방식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기부채납 방식을 ‘토지’와 ‘업무시설’로 양분하기로 했는데, 후자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토지는 전체 면적의 33.9%(약 3만7600㎡)를 그대로 기부채납하기로 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업무시설 규모를 두고서는 입장을 달리했다. 기부채납하기로 한 면적의 15.3%(약 1만7000㎡)의 땅값을 계산해 업무시설을 짓기로 했는데, 시와 건설사의 기준이 달랐던 것이다.

고양시는 1㎡ 당 750만원의 가격을 제시한 반면, 요진건설은 310만원을 주장했다. 이 경우 건설사가 시에 기부채납하는 업무시설의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시의 기준을 따를 경우 1200억원에 해당하는 ‘2만평’ 규모를, 건설사 기준에 따르면 526억원에 해당하는 ‘8500평’ 규모를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는 시와 건설사가 각각 개발 전후의 토지 가격을 적용해서 빚어진 차이였다.

◇ “시-건설사 비공개 협약 맺어”… 고양시 “사실 무근”

시와 건설사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기부채납을 둘러싼 지자체와 개발사업자의 갈등은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지난해 5월 고양시는 요진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고양시와 요진건설 사이에 패인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이로부터 5개월 뒤, 상황이 급변했다. 법정에서 공방을 펼치던 고양시와 요진건설 사이에서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그간 송사 문제로 뒷전으로 밀려났던 ‘일산 요진와이시티’의 준공 허가가 내려진 것이다. 기부채납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들어선 요진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가 기존 예정일을 4달 가까이 넘긴 끝에 입주허가가 내려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을 두고 10년 가까이 대립각을 보인 시가 결국엔 건설사에 꼬리를 내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기부채납에서도 시가 건설사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한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일었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지난 5일 한 일간지는 “(고양시와 요진건설이) 기부채납 하기로 한 업무빌딩의 건축규모를 3만3000여㎡(1만평)로 착공하는 비공개 협약을 맺었다”며 밀실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보도대로라면 소송 중인 고양시가 사실상 요진건설이 주장(8500평)을 받아들인 셈이 된다.

이와 관련 고양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9월 합의서를 체결한 건 사실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입주가 지연돼 고통 받고 있는 입주 예정자들의 아파트 입주 허가를 내려준다는 내용이었다”며 “시는 여전히 기부채납하는 업무시설의 규모는 2만평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찬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최근인기기사
1
김자인, 특급 훈남 남편과 사랑 넘치는 모습 ‘눈길’
2
[문재인 당선 전후 정당지지율 비교] 한국당, 대구·경북서 20%p 폭락…민주당, 호남서 15.3%p 급등
3
신조어 ‘랜선남친’, 무슨 뜻인지 아세요?
4
[정당지지율] 민주당, 50% 넘었다…한국당 12.3%, 국민의당 7.8%
5
박근혜, 53일만의 법정 외출… 수갑 찬 손, 집게핀으로 올림머리
6
김다온, 배우 뺨치는 여신 미모 “정말 예쁘다”
7
[띠별운세] 2017년 5월 22일 ~ 5월 28일 주간운세
8
서정희, ‘그 시절’ 압도적이었던 미모 “야속한 운명”
9
[르포-대선 이후 광주 민심] "대선 때 안철수 찍었지만 지금은 문재인 응원"
10
국민의당 지지율 호남서 5%로 추락… 민주당은 71%로 최고치
SPONSORED
 
정치
1
[문재인 당선 전후 정당지지율 비교] 한국당, 대구·경북서 20%p 폭락…민주당, 호남서 15.3%p 급등
2
[정당지지율] 민주당, 50% 넘었다…한국당 12.3%, 국민의당 7.8%
3
박근혜, 53일만의 법정 외출… 수갑 찬 손, 집게핀으로 올림머리
4
[르포-대선 이후 광주 민심] "대선 때 안철수 찍었지만 지금은 문재인 응원"
5
국민의당 지지율 호남서 5%로 추락… 민주당은 71%로 최고치
6
[정당지지율] 민주당, 호남지지율 71%인 반면 대구·경북선 34%… 한국당·국민의당 8%, 바른정당·정의당 7%
7
[문재인 정부 로드맵] 4대강 복원과 전교조 합법화… 이명박 어떻게 되나
8
[정당지지율] 민주당-국민의당 호남지지율 격차 54.8%… 한국당 TK서 상승, 바른정당 6.8%
9
박근령, 언니 박근혜를 위한 하소연 “너무 잔인해”
10
문재인의 특사 외교 “통했다”
경제
1
‘용산의 큰손’ 나진산업 이병두 회장 고배당 논란
2
[인터뷰-이동신 KAI 국내사업본부장]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진 헬기, 국민 위해 쓰여야”
3
2,000달러 고지 넘은 비트코인… ‘진짜 가치’는 여전히 안갯속
4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문재인 마케팅’이 불편한 이유
5
CU 김밥서 이물질 검출… “어금니 아닌 치아 충전재”
6
삼성 라이온즈의 몰락은 이재용 몰락의 ‘거울’
7
이제는 숲세권!… 대림산업 ‘e편한세상 추동공원2차’ 시선집중
8
고객사 위해 앞마당까지 내준 포스코
9
심관섭 대표의 보수경영… 멈춰버린 미니스톱
10
산업은행, ‘사랑나눔행사’ 통한 이웃사랑 실천 눈길
 
사회
1
‘친박’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 임기 완주 ‘빨간불’
2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향한 엇갈린 시선
3
[755회차 나눔로또] 부산·창원·제주 등서 8명 22억 로또 1등 대박
4
정규직화 필요성 입증한 인천국제공항 감전사고
5
“일자리창출 위해 국산헬기 구매해야”… 문재인대통령에 호소 나선 사천시
6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도식, 23일 개최… 온라인서도 생중계
7
영화 ‘노무현입니다’ 개봉관 확보 위해 크라우드펀딩 돌입
8
김용호 대사의 올드보이 비판에 외교부 ‘시끌시끌’
9
64세 한국인의 열정… 허영호,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다!
10
사상 초유의 랜섬웨어, 비트코인 얼마 벌었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윤리강령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70 우성빌딩 3층 / 우 120-012 | 시사위크 대표전화 : 02-720-4774 | 팩스번호 : 02-6959-2211
정기간행물 서울 아01879 | 등록일·발행일 2011년 12월 05일 | 발행ㆍ편집인: 이형운
광고·마케팅국장 : 최호진 | 개인정보책임자 : 김은주 | 청소년보호책임관리자 : 윤영주 | 고문변호사 강길(법률사무소 한세 대표변호사)
Copyright © 2013 (주)펜세상.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isaweek@sisa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