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깨비'에 등장한 이른바 '공유 향수'는 한정판이 조기 품절돼 3차 생산까지 이뤄졌다.<tvN '도깨비' 방송화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도깨비’와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이 오길 기다렸고, 기다림 끝에 행복했다. ‘도깨비’는 연일 씁쓸한 소식으로 절망과 분노에 빠져있던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과 위안을 건네줬다.

지난 21일,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 여운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도깨비’ OST는 여전히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한동안 ‘도깨비’에 빠졌던 사람들은 ‘도깨비 이야기’로나마 허한 마음을 달래고 있다.

‘도깨비’가 기쁘게 한 것은 시청자만이 아니다. 케이블임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tvN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였다. 공유, 김고은, 이동욱 등 주·조연배우들은 자신의 몸값을 제대로 올렸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 바로 ‘도깨비’를 통해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린 기업들이다. ‘도깨비’는 스토리만큼이나 참신하고 과감한 PPL로 연일 화제를 모았다. “광고를 보는 건지 드라마를 보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지만, PPL자체가 또 하나의 재미거리로 주목을 받은 것은 분명 사실이다. 덩달아 해당기업 또는 제품의 광고효과도 더욱 커졌다.

◇ 매출 껑충 뛰고, 사람들 바글바글

‘도깨비’를 통한 실제 광고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먼저 ‘도깨비’ PPL의 대표주자인 가구회사 일룸이다. 등장인물들이 속한 회사로 나올 뿐 아니라 제품들도 자주 등장했다. 일룸 건물이나 일룸 명함이 단독으로 잡히는 화면은 상당히 과감한 PPL로 눈길을 끌었다.

효과는 뚜렷했다. 일룸 측에 따르면, ‘도깨비’에 등장한 아르지안 모션베드의 경우 2016년 6월~11월의 평균 판매량보다 2016년 12월~2017년 1월 판매량이 2배가량 증가했다. 모션데스크 역시 같은 기준으로 26%의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일룸 관계자는 “오로지 ‘도깨비’로 인한 매출 변화라고 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PPL이 여러 홍보활동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매장을 찾은 고객 분들이 ‘도깨비’에 등장한 가구가 어떤 것인지 묻는 등의 변화는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는 ‘도깨비’에 수시로 등장했다. 핵심 등장인물이 아예 비비큐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이 매장은 서울 종로 청계천 인근에 위치해있으며, 이제는 ‘유인나 닭집’이란 별명까지 붙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곳을 직접 찾은 뒤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종로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한 것이다.

비비큐 관계자는 “해당 매장은 방문객과 매출이 크게 올랐고, 외국팬들도 많이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PPL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도깨비'에 실제로 등장한 비비큐 매장은 외국인의 방문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공유 향수’를 선보인 더바디샵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당초 드라마 방영기간 중에만 한정판매할 예정이던 ‘도깨비 에디션’은 일찌감치 동났다. 고객들의 빗발치는 요구 속에 3차 추가생산까지 이뤄진 상태다.

더바디샵 관계자는 “이제 드라마가 종영한 만큼, 더 이상 추가 생산 계획은 없다”며 “해당 제품의 경우 드라마 방영 후 최대 6배까지 매출이 올랐고, 현재도 꾸준히 높은 판매를 기록 중이다. 특히 SNS 댓글을 통해 해외에서 국제배송을 요구하는 고객까지 등장했다”고 밝혔다.

치킨집 냉장고를 가득 채운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온음료 토레타의 경우 ‘인지도 상승’ 효과를 제대로 봤다.

토레타를 판매하는 코카콜라 관계자는 “토레타는 지난해 여름에 출시한 신상품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도깨비’ PPL에 참여했다”며 “결과는 대만족이다. 정확한 매출을 밝힐 수는 없지만, 비수기임에도 엄청난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달콤커피는 또 한 번 ‘PPL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역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참여한데 이어 ‘도깨비’와도 손을 잡은 것이다. 달콤커피는 ‘태양의 후예’ PPL 이후 싱가포르에 첫 매장을 오픈하는 등의 효과를 본 바 있다.

달콤커피 강영석 본부장은 “드라마 ‘도깨비’에 달콤커피 매장이 노출되면서 가맹문의가 전월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며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국가에서도 가맹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입고 나오는 디스커버리 패딩도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특히 디스커버리는 아웃도어 시장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서도 괄목할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 관계자는 “공유가 ‘도깨비’에 입고 나온 패딩 색상의 경우 방송 다음날 50% 이상 판매가 증가되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며 “김고은, 이동욱 등이 입은 패딩 역시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이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맥락을 끊는 지나친 PPL의 경우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PPL을 통한 홍보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 인식”이라며 “앞으로는 더욱 참신하고 다양한 PPL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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