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 대선을 앞둔 여야 잠룡들이 설 민심 청취 이후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측/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자신 있다.” 설 민심에 대한 야권 잠룡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 지지율 정체 상태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본선 승리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여망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본선 경쟁력을 자신했다. 반면 여권 잠룡들은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여권 상수로 불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보수의 위기를 절감한 것이다.

◇ 유승민 “보수 결집” 새누리 “황교안 부상”

실제 보수 진영은 패색이 짙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설 연휴 동안 접한 보수층의 민심은 “문재인 전 대표를 누가 이길 수 있느냐”는 걱정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보수 후보 단일화다. 그는 30일 여의도 산정빌딩에 마련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전 대표를 상대로 승리할 보수 후보로 단일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 누가 대통령이 돼야 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개혁을 해낼지 국민의 관심이 옮겨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를 기다리는 것은 비단 유승민 의원만이 아니다. 설 연휴를 마친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채비에 나설 계획이다. 원동력은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31일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원도 아닌 황교안 권한대행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받고 있다”면서 “결국 국민들이 다시 한 번 보수와 우리당을 향해 대선 후보를 내도 된다고 허락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을 대선후보로 영입하려는 새누리당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독대한 자리에서도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힘쓰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을 뿐이다. 이에 유승민 의원은 “출마 생각이 있으면 지금 당장 결심하고 나와라”고 꼬집은 상태다. 그는 보수의 텃밭 TK(대구·경북) 유권자들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점차 정리하고 미래를 고민할 것”이라면서 ‘인물론’을 강조했다.

◇ 문재인 “대세론 확인” 이재명 “검증 기간”

여권의 공세 속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설 연휴 동안 청취한 민심을 통해 ‘대세론’을 확신한 것. 그는 31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재인이 대세라고 하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니 대세가 맞다”면서 “정권교체를 해낼 사람으로 문재인을 지목하는 것이 민심이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다. 이 같은 민심이 호남과 영남에서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상 최초로 영·호남과 충청 모두에서 지지받는 국민통합 대통령의 시대를 열고 싶다”는 포부가 생겼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친문 패권주의, 호남홀대론, 김종인 전 대표와의 불화설에 대해 “저를 반대하는 세력의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반문연대나 제3지대 움직임은 결국 정권교체를 반대하는 연대, 정권연장을 위한 연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민주당 내 경선 2위 자리를 두고 지지세력 확보에 나섰다. 경선 1위가 선거인단의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1, 2위 간 재투표가 진행되는 결선투표제 때문이다. 막판에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모두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성남시장은 정체된 지지율을 “재검증 기간”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본격적으로 경쟁국면에 들어가면 자신 있다”고 밝혔다. 경선의 경우 “실제 투표자가 최대 100만 명을 넘지 않는, 그야말로 행동하는 소수가 참여해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 지지자들의 열망이 얼마나 강하느냐에 따라서 결판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설 연휴를 마친 31일 당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