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출마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대선 레이스를 펼친 지 20일 만에 중도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특히 앞서 ‘반기문 테마주’로 달콤함을 맛봤던 기업들은 급변하는 대선구도를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형국이다.

3일 대선 관련 정치테마주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특히 대선 출마를 포기한 반기문 관련주는 이틀째 폭락하고 있다. 반기문 테마주로 알려졌던 14개 종목 대부분이 가격제한폭인 30%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소위 ‘반기문 테마주’의 대장격으로 불렸던 지엔코는 3일 오전 11시 전날보다 27% 이상 떨어진 2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엔코는 반 총장의 외조카가 대표로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포함됐다. 지난해 12월 16일, 반 총장이 퇴임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작별인사를 전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9550원의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어 추락은 더욱 뼈아프다.

이외 성문전자, 씨씨에스, 파인디앤씨, 광림, 큐로홀딩스, 보성파워텍, 일야, 케이씨피드, 한창, 부산주공, 에쓰씨엔지니어링, 동양물산, 와이비엠넷 등 관련 테마주들이 하한가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등이 반 총장과 학연, 지연으로 얽혀 테마주로 분류됐다.

특히 성문전자는 지난해 9월 한 달간 주가가 100% 가까이 뛰기도 했다. 그러나 반 총장이 귀국 후 본격 대선 행보를 밟는 와중에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최근 수익률이 부진했다. 결국 지난달 성문전자는 코스피 하락률 1위에 오르는 굴욕을 맛 봤다. 이어 한창, 부산주공, 에쓰씨엔지니어링 등 관련주도 하락률 상위 2, 3,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정치 테마주는 소위 ‘대박’으로 불려 개미 투자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그러나 정치인과의 개인적 인연이나 불확실한 정보에 기댄 깜깜이 투자로 ‘쪽박’의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기업가치에 근거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 태도가 요망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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