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 2016년 실적이 공개됐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한미약품의 작년 실적이 일제히 아래를 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까지 모두 마이너스세로 돌아섰다. 매출 ‘1조클럽’ 수성 또한 무산됐다. 2015년 사상 최대 실적으로 1위 제약사로 등극했던 한미약품의 영광은 불과 ‘1년 천하’로 끝나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7일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8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었다고 공시했다. 연 매출액이 1조원을 밑돈 것이다. 영업이익도 268억원으로 87% 크게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3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81.3% 줄어든 규모다.

한미약품은 2015년 릴리, 사노피, 얀센 등 다국적 제약사와의 기술 수출 계약이 잇따르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5125억원의 기술료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업계 1위’로 올라섰던 한미약품은 작년 기술수출 계약해지 등으로 일 년 만에 타이틀을 반납하게 됐다.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의 기술권리 반환으로 계약이 수정되면서 기술료가 277억원으로 확 줄어든 것이다. 사노피와의 퀀텀 프로젝트 계약이 대폭 축소된 탓도 컸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술료 수익 감소 및 기술계약 수정에 따라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 했지만 이를 제외한 기타매출 부문에서는 전년대비 6% 성장했다”며 “올해는 제넨텍과의 계약금이 분할인식되고 국내 신제품 매출 증대 및 완제품 수출 증가가 예상돼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미약품은 지난해 악재를 털어내기 위한 인적쇄신에 나섰다.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늑장공시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한미약품은 관련 임원의 사표를 수리했다. 최고재무책임자(DFO) 김재식 부사장과 신약 개발을 이끌어 온 손지웅 부사장이 최근 회사를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셀트리온 출신 조강희 부사장을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