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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걸어온 강원랜드… ‘진흙길’ 걸을까
‘꽃길’ 걸어온 강원랜드… ‘진흙길’ 걸을까
  • 범찬희 기자
  • 승인 2017.02.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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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정선군 사북리에 위치한 강원랜드 전경.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강원랜드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0년 가까이 누려오던 특권적 지위가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캐시 카우인 카지노 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장애물이 첩첩산중이다.

◇ 냉각기 제도 초읽기… ‘단골 손님’ 출입금지

강원랜드의 코앞에 닥친 장애물은 ‘냉각기 제도’다. 오는 4월 당장 시행을 앞두고 있다. 도박 중독이 의심될 정도로 카지노장 출입이 잦은 고객에 대해서는 기존 ‘의무교육제’에서 실제 ‘출입정지’라는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진다.

강원랜드가 냉각기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도박중독 예방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최대 출입일수(월 15일 이상 두 달 연속, 분기에 30일)를 초과한 고객이라도 형식적인 상담만 받으면 자유의 몸이 됐다.

상담 제도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은 이뿐이 아니었다. 강원랜드 도박중독센터 ‘클락’은 10명 남짓한 상담사들이 500여명의 중독자를 관리해야하는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운영돼 왔다. 또한 지난해 강원랜드가 도박중독 예방에 사용한 예산은 12억9,500만원으로, 이는 사행사업인 카지노 사업을 통해 번 돈의 약 0.1%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이 같은 비판을 피하고자 고안된 게 냉각기 제도다. 오는 4월부터 강원 카지노에 두 달 연속해서 30일 이상을 출입하다 적발되면 한 달간 출입이 금지된다. 페널티는 누적된다. 두 번째 적발될 경우 두 달간 출입이 정지된다. 세 번째 적발 때에는 석 달간 카지노 출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강원랜드 안팎에서는 냉각기 제도 도입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도박중독 예방에 무관심하다는 비판 여론에서 비껴갈 수 있는 반면, 수익성에는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 최대 출입일을 초과하거나 본인의 의지로 클락을 이용한 사람들의 수는 4만7000여명인데, 이는 당해 외국인 고객수(3만8000여명)를 넘는 규모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클락을 이용한 고객 가운데 얼마 가량이 실제 냉각기 제도에 걸려 출입이 정지될지는 미지수다. 이는 제도 운영을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선택한 가장 현실적인 제도”라고 말했다.

◇ ‘카지노 해금’ 일본… 눈뜨고 고객 뺐기나

20년 가까이 누려온 독점적 지위에도 금이 갈 모양새다. 주변국에서 카지노 해금 바람이 불면서 내국인들의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인접국이자 카지노 청정지대인 일본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복합카지노리조트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말 카지노 해금법안이 일본 국회를 통과했다. 내국인들이 많이 찾는 도쿄와 오사카와 함께 훗카이도 지역도 유력지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카지노 사업의 존폐 여부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가능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설립근거 '폐특법'(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2025년 시효가 만료된다.

관련법 연장에 실패할 경우 강원랜드는 내국입 출입 카지노 사업을 접어야 한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10년씩 연장 혜택을 받은 강원랜드로서는 세 번째 시효 연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폐특법 만료 이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 돼 있지 않다”면서 “카지노 외에도 호텔, 테마파크, 쇼핑센터 등이 어우러진 복합리조트 형태로 경쟁력을 꾸준히 이어 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