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토니모리 오너일가의 과도한 자산 불리기 행보가 빈축을 사고 있다. 순이익 하락에도 꾸준히 고배당을 고집하고 있어서다. 회사 지분 과반을 확보한 배해동 회장일가는 고배당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품질경영을 위한 투자보다 대주주의 이해관계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 순이익 ‘내리막’에도 오너일가 ‘회심의 미소’

토니모리의 배당잔치가 시작됐다. 2015년 7월 코스피 상장 이후 2년 연속 현금배당을 단행하고 있다. 올해 배당액은 보통주 1주당 230원으로, 작년 200원에 비하면 15% 늘었다. 총 배당 규모도 작년에 비해 5억원 가량 늘어 40억5700만원에 달했다.

배당성향은 26.3%에서 올해 31.4%로 뛰었다. 유통업계 평균인 16~17%에 비하면 배당성향이 높은 편에 속한다는 분석이다. 화장품업체 가운데선 고배당주로 통하는 코스맥스의 31.95%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고배당이 실적과 무관하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토니모리는 외형성장에 성공했지만 정작 수익성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2331억원으로 전년대비 6% 늘었다. 영업이익은 1% 성장한 17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129억원에 그쳐 4% 하락세를 보였다.

실적은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지분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오너일가는 고배당으로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토니모리 지분 66.12%는 배해동 회장과 그의 일가가 차지하고 있다. 배해동 회장이 32.11%, 아내인 정숙인 씨가 17.01%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딸 배진형 씨와 아들 배성우 군은 각각 8.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가 올해 벌어들일 배당액은 26억8200만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2억5600만원보다 18.9% 증가한 규모다. 특히 1995년생인 배성우 군은 만 22살의 어린 나이에도 3억44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연간 배당액의 절반 이상이 오너 일가에 귀속되면서 고배당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작년 실적은 자회사들의 초기 적자로 인해 연결기준으로 다소 저조했다”며 “올해는 20%대 매출성장과 자회사들의 적자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높은 수준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 오너 개인회사 배당 수익도 ‘짭짤’

오너일가의 자산 불리기 행보는 개인회사 일감 몰아주기로도 뻗어나갔다. 화장품 용기 전문제조사인 태성산업에 수년째 일감을 지원하며 배당 수익을 이중으로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성산업은 배해동 회장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배 회장의 아내인 정숙인 씨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올라있다. 이어 배 회장이 30%, 진형·성우 남매가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5년 태성산업 매출의 42%에 달하는 242억원이 토니모리와의 거래를 통해 나왔다. 2014년에는 토니모리와의 거래액이 매출의 48.2%를 차지했다. 토니모리에 화장품 용기 등 부자재를 납품하며 내부 거래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일감 지원으로 얻은 수익은 또 다시 오너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첫 배당을 시행한 2004년 태성산업의 배당성향은 무려 104%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순이익을 상회하는 막대한 수익이 배당금이란 명목 하에 일제히 배해동 회장일가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천명한 주주우선 경영과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회사 성장과 더불어 배당액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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