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독살에 ‘신경작용제 VX’가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하면서 ‘신경작용제 VX’가 어떤 물질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경작용제(nerve agent)의 일종인 ‘VX’는 극소량으로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독극물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한 신경작용제로, 호흡기나 눈·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돼 신경의 균형을 파괴하고, 흥분상태를 지속시킨 뒤 단시간에 사망하게 한다. 피부를 통해 단 한 방울만 체내에 흡수돼도 전 신경체계를 치명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맛과 냄새가 없는 호박(황)색 물질로 실온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다만 ‘신경작용제 VX’는 흐르는 물이나 식염수에 중독부위를 소독하고 피부를 씻어내면 독성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작용제 VX’는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에 살포돼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또 1988년에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반정부 세력인 쿠르드족의 근거지에 ‘VX’로 추정되는 신경가스를 대량 살포해 수천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엔은 1991년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VX가스를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한 바 있다.
한편 AFP와 AP통신 등은 말레이시아 경찰을 인용해 지난 13일 두 명의 여성이 맨손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감싸 얼굴에 독성 물질을 묻힌 뒤 범행 직후 양손을 펼친 채 화장실로 직행해 손을 씻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