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진료소에서 들 것에 누워있는 모습.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으로 보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듯하다. < 아사히 TV캡처/뉴시스>
[시사위크=정수진 기자] “‘VX’로 불리는 신경작용제가 사망자의 얼굴에서 검출됐다.”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독살에 ‘신경작용제 VX’가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하면서 ‘신경작용제 VX’가 어떤 물질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경작용제(nerve agent)의 일종인 ‘VX’는 극소량으로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독극물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한 신경작용제로, 호흡기나 눈·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돼 신경의 균형을 파괴하고, 흥분상태를 지속시킨 뒤 단시간에 사망하게 한다. 피부를 통해 단 한 방울만 체내에 흡수돼도 전 신경체계를 치명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맛과 냄새가 없는 호박(황)색 물질로 실온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다만 ‘신경작용제 VX’는 흐르는 물이나 식염수에 중독부위를 소독하고 피부를 씻어내면 독성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작용제 VX’는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에 살포돼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또 1988년에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반정부 세력인 쿠르드족의 근거지에 ‘VX’로 추정되는 신경가스를 대량 살포해 수천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엔은 1991년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VX가스를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한 바 있다.

한편 AFP와 AP통신 등은 말레이시아 경찰을 인용해 지난 13일 두 명의 여성이 맨손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감싸 얼굴에 독성 물질을 묻힌 뒤 범행 직후 양손을 펼친 채 화장실로 직행해 손을 씻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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