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가 올해 들어 공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권토중래(捲土重來).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옴’이란 뜻의 이 고사성어는 ‘패배 혹은 실패한 뒤 다시 실력과 힘을 길러 다시 도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맏형’ 현대·기아자동차가 연초부터 심상치 않은 흙먼지를 일으키고 있다.

현대·기아차에게 지난해는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목표로 삼았던 판매량은 물론 8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국내시장 판매실적은 2015년 대비 3.9%나 감소했고, 현대차만 놓고 보면 7.8%로 감소 폭이 더 컸다.

반면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하위 3개 브랜드는 지난해에도 도약을 이어갔다. 한국지엠은 국내시장 역대 최다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르노삼성은 SM6와 QM6의 출시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고, 티볼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쌍용차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위 3개 브랜드의 약진을 이끈 모델은 모두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한국지엠의 스파크는 모닝을 처음으로 제치고 ‘경차 왕좌’를 차지했다. 르노삼성 SM6와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는 K5를 밀어내고, 쏘나타를 위협했다. 티볼리는 현대·기아차가 없는 무대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기아차 니로가 출시되긴 했지만, 티볼리의 아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결정한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랜더링 이미지까지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 ‘맏형’의 매서움 보여줄까

올해는 다르다. 현대·기아차가 연초부터 매서운 반격에 나서고 있다.

먼저 기아차는 당초 지난해 선보일 예정이었던 신형 모닝을 조금 미뤄 지난 1월 출시했다. 한국지엠 스파크를 다시 제압하기 위해 더욱 신중을 기한 것이다. 현재까지는 기대를 충족시키는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신형 모닝은 1월에 이어 2월에도 스파크를 제치고 경차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2월에는 6,156대와 3,950대로 차이가 상당히 벌어졌다.

다음은 쏘나타다. SM6, 신형 말리부 등 경쟁업체의 ‘신차 공세’에 맞선 현대차의 선택은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다.

현대차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에 신차 못지않은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분변경 모델로는 처음으로 랜더링 이미지 공개했고, ‘뉴 라이즈’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다. 특히 공개된 랜더링 이미지 속 새로운 쏘나타는 신형 모델급 변화로 주목을 끌었다.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이 SM6, 신형 말리부와 펼칠 진검승부는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핵심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티볼리가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소형 SUV 시장 역시 새로운 국면이 예상된다. 현대차가 연내 첫 소형SUV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3월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의 타깃은 단연 티볼리다. 출시 이후 줄곧 성공가도만 달렸던 티볼리 입장에선 가장 까다로운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이처럼 지난해 하위 3개 브랜드에게 일격을 당했던 현대·기아차는 올해 본격적인 반격을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예전의 위상은 점점 잃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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