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대로 관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면서 “제가 안고 갈 짐은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최순실 씨가 달라졌다. 표독스런 표정과 공격적인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 덤덤한 모습이었다. 허공을 바라보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다. 그는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질문하기에 앞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최씨는 “국민께 죄송하고 착잡한 마음”이라면서 “제가 안고 갈 짐은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그가 법정에서 사과의 메시지를 전한 것은 지난해 12월19일 1차 공판준비기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최씨는 재판을 마치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날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씨는 “사익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종 전 차관에게도 “5대 스포츠 거점 사업이 사익을 위해 추진한 일이라고 몰고 가는데, 사실 체육개혁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는 “과정만 갖고 국정농단으로 몰고 가니까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서 “고영태 사단이 뒤에서 만든 일에 뒤통수를 맞은 게 제일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최씨가 형량 경감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대로 관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최씨는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하자 대성통곡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종 전 차관은 “생각해보면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이용당했다. 이렇게 국정농단 일부가 됐던 것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최씨와 연루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드리고 싶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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