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자택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박근혜. 대한민국 5~9대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로 대한민국 첫 부녀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와 함께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의 탄핵소추에 의해 파면된 대통령으로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됐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0년 이후 대한민국 정치사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정치적 변곡점을 맞았지만 자신의 세력을 키워 청와대까지 접수한 정치인이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 자유한국당까지 이어져 온 ‘친박계’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회창 전 총리를 지지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전까지 그의 정치적 동지는 지역구 국회의원 몇몇에 불과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기각 이후 ‘천막 당사’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자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세력이 본격 형성되면서  '친박계'가 생겼다. 박근혜 당 대표가 한나라당을 성공적으로 정비하자 친박계의 세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이른바 ‘친이명박계’에 의해 18대 총선에서 친박계가 대거 공천 탈락됐고, 이는 사상 초유의 ‘친박연대’라는 정당 형성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친박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 현재의 자유한국당 내 대표 계파로 자리 잡으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멀어진 인사가 ‘비박(비박근혜계)’으로 불리면서 새로운 계파가 생겼고, 비박 또한 ‘멀박(멀어진 친박)’·’반박(박근혜 반대 인사)’·’탈박(박근혜 탈퇴)’·’짤박(짤린 친박)’·'찍박(찍힌 친박)’ 등으로 분화됐다.

친박 역시 현대정치사에서 각종 변곡을 겪으며 다양한 계파로 나눠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친박용어사전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다.

원박(원조친박)·범박(범친박)·신박(신친박)·복박(돌아온 친박)·홀박(홀대받는 친박)에서 멀박(멀어진 친박)·짤박(잘린 친박), ‘옹박(박근혜 옹위) 부대’까지 온갖 신조어가 등장했고, ‘친박 카스트 계급'도 탄생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12년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치러진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는 친박에서도 새로운 계급이 생겨났다.

박 전 대통령이 공천 과정에서 “진실한 사람”을 언급하면서 ‘진박(진짜 친박, 진실한 친박)’과 ‘가박(가짜 친박)’으로 구분된 것이다.

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 된 이후 서울 삼성동 본가로 돌아간 뒤 또 다른 친박 계파가 생겨났다.

‘삼성동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세력을 칭했던 ‘상도동계’·’동교동계’에 이어 생긴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의 외간 정치를 칭하는 말이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친박의 실상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치 퇴행’과 ‘구시대 회귀’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철학이나 정책지향이 아니라 계파 보스의 호불호·충성도에 따라 정치인이 분류되는 실정을 단적으로 상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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