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이 촉발시킨 이번 사안을 반대 진영에서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삼성으로부터 걷은 돈은 뇌물이 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자신의 통장으로 삼성 등 기업의 돈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뇌물수수’는 어불성설이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데는 ‘현실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박 전 대통령은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촛불집회 참가자보다 많다”고 말할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 인용을 받을 때부터 국민들은 ‘박근혜 구속’을 외쳤다. 특히 검찰 수사를 받고 난 직후 국민들의 감정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뇌물수수는 말할 것도 없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권력을 사적으로 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였다.
박 전 대통령이 이 같은 국민정서를 감지 못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은 여럿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간 박 전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밝혀진다”고 말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지난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 박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검찰에서 제시한 혐의가 너무 억울해 실신했다는 ‘실신설’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한 것은 맞지만 실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찬식 기자
leehoo114@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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