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자구도’일 때 강세를 보여 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선승리 전략으로 연대를 택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안철수 후보가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경선 순회투표에서 최종승리해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제19대 대통령선거 대진표가 확정됐지만 여전히 ‘후보 연대’가 변수다. 구여권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해도 10%초반 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보수층 유권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자구도’일 때 강세를 보여 온 안 후보가 대선승리 전략으로 연대를 택할지 주목된다.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일 공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42.7%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18.8%로 문재인 후보(16.2%)와 큰 차이가 없었다. 보수층의 상당수가 안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보수층의 ‘결집’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대선이 ‘문재인 대 안철수’ 양자구도로 치러질 것을 가정했을 때다. 같은 날 발표된 쿠키뉴스·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 두 사람만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 중 48.1%가 안 후보를 선택했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43.7%였다.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문 후보가 우세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홍준표·유승민·심상정 후보의 5자 가상 대결에서는 문 후보가 40.4%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안 후보(26.1%), 홍 후보(16.1%), 유 후보(4.9%), 심 후보(4.0%) 순으로 나타났다. 4자 대결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안철수·홍준표·심상정 후보의 대결에서 문 후보는 41.5% 지지율을 얻었고 안 후보는 29.3%, 홍 후보는 18%, 심 후보는 3.8%로 조사됐다.

◇ ‘단일화 카드’ 함부로 꺼낼 수 없는 이유

이에 따라 안 후보가 ‘단일화’를 고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준표·유승민·심상정 후보가 대선을 완주할 경우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자대결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진보성향의 지지층을 가진 심 후보를 제외한다면, 홍·유 후보가 안 후보 쪽으로 ‘통합’돼야 양자대결이 가능해진다. 안 후보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선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문 후보를 제외한 후보 간 ‘단일화’가 필요해진다는 분석이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낮다. 안 후보 역시 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은 다자구도로 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구도는 이미 결정됐다. 안철수와 문재인 두 사람 중 누구에 의한 정권교체가 더 나은가 하는 구도는 이미 결정돼있는 것”이라고 이번 대선 프레임을 ‘문재인 대 안철수’ 양강구도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홍·유 후보도 안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 회의적이다. 홍 후보는 이날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보수 우파들이 마음을 둘 곳이 없어 (안 후보가) 떠돌고 있는 보수 우파의 표를 모았다”고 분석하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2중대고 결국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앞으로 통합을 할 것이다. 우리 당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했다. 유 후보 역시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정책 기자회견에서 “박지원 대표는 햇볕정책 계승론자이고 대북불법송금 주역이다. 국민의당 대부분이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단 입장이고 안 후보는 그 당의 대선 후보”라고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지역적 기반이 호남이라는 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4·13 총선 ‘녹색돌풍’ 직후 국민의당 일각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의 연정설이 나오면서 호남 지역 정당지지율이 급속도로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대선을 앞두고 구여권 후보와 단일화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 JTBC·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는 지난 4일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18.5%다.

■ 쿠키뉴스·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RDD 방식의 유선전화면접조사(39.7%)와 인터넷 조사(모바일 활용 웹 방식 60.3%)를 병행해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3.5%다.

■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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